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의리, 김진욱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실패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끌었던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지난 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4위, 노메달이라는 저조한 성적 탓에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일본과 준결승전과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연달아 패하며 두 번의 결승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충격의 재역전패를 당해 빈손으로 돌아왔다.
문제점이 많이 드러난 대회였지만, 좌절 속에서도 빛난 선수들도 분명 있었다. 대회 기간 동안 6경기에 등판해 146구를 던지며 8이닝을 막아낸 조상우(키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 논란을 딛고 '올 올림픽 베이스볼 팀'에 선정된 박해민(삼성), 그리고 김현수(LG)와 김혜성(키움) 등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선발 당시 많은 화재를 불러일으킨 '고졸 루키' 이의리(KIA)와 김진욱(롯데)의 승선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많은 국민들이 성원을 보내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이의리, 김진욱 좌완 투수 두 명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실패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루키들을 칭찬했다.
이의리는 이번 대회 녹아웃 스테이지, 미국과 준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 선발 등판해 10이닝 동안 5실점(5자책)으로 호투했다. 김진욱 또한 큰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4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막내 듀오'는 돈 주고도 못할 값진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의리는 "좋은 경험이었다. TV에서 보던 선배님들과 같이 뛰어 신기했다. 긴장을 많이 했고, 조금씩 자신감이 떨어졌다.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구위가 좋다고 생각 없이 던지면 안 될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정교하게 던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국제 대회의 소감을 밝혔다.
김진욱 또한 "마지막에 안 좋아서 안타까웠다. 메달은 못 땄지만, 개인적으로는 메달보다 더 값진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며 "국제대회는 결과를 내고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느꼈다. 또 부담감이 예상보다 컸다. 아마추어 때와는 다르게 프로 레벨의 국제대회는 더 어렵고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욱은 "그동안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만 나가다가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집중력이 크게 흔들렸던 것이 아쉬웠다. 단기전에서는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미국, 일본 투수들에 비해 부족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다음에는 좋은 결과를 내서 축하받으면서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의리와 김진욱은 팀으로 복귀해 10일부터 KBO리그 후반기에 임한다. 이의리는 "다시 팀으로 돌아가 안 다치고 몸 관리 잘해서 후반기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김진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롯데가 하위권에 있으니 팀이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이의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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