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3·상하이)이 후배의 포지션 변화에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걸선 힐스테이트 정지윤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 GS칼텍스와 맞대결에서 17득점을 뽑아내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세트 스코어 3-0(25-23 25-23 28-26) 셧아웃 우승을 이끌었다.
정지윤은 MVP 투표에서도 27표를 받으며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고, 황민경(2표), 이다현, 양효진(이상 1표)를 따돌리고 MVP를 수상했다. 한국 여자 배구계의 '미래'로 손꼽히는 정지윤이 팀 내 '에이스'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컵 대회 기간 동안 줄곧 올해 정지윤을 '레프트'로 기용할 뜻을 밝혀왔다. 강성형 감독은 "레프트가 어려운 자리다. 공격력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리시브가 걱정이 되지만, 열심히 시켜서 도전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이 강성형 감독에게 정지윤의 포지션 변경을 추천한 것. 6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기자회견을 가진 김연경은 "우리끼리 이야기했던 것인데 공개를 하셨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연경은 레프트로서 정지윤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정지윤이 팀에서는 사정상 센터를 했었다. 하지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했지만, 시간이 있다면, 정지윤을 레프트로 쓰면서 앞으로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정지윤은 내가 봐도 분명 잠재력이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갖지 못한 파워가 있다. 이를 살린다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지윤도 레프트로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정지윤은 지난달 29일 컵 대회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마음속으로는 레프트를 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리시브나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연습도 하고 많이 울기도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지윤은 "대표팀에서 높은 블로킹 앞에서는 어떻게 공격을 하고 영리하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다. (김)연경 언니가 대표팀에 있을 때 '굉장히 좋은 신체 조건을 가졌다. 점프, 파워, 타점도 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연구하고 노력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리시브도 잘 받고, 기대한 만큼 발전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내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다짐했다.
김연경도 후배의 변화를 응원했다. 그는 "레프트는 수비도 잘해야 한다. 이 점이 어렵다. 쉽지가 않다"면서도 "이제 시작이다. 정지윤은 아직 1도 시작하지 않았다. 10까지 갈 길이 멀다. 잠재력을 충분하지만,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력을 하고, 힘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 정지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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