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 9회 무승부와 7회 승부치기 야구팬들의 선택은[아무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사태 KBO리그와 MLB 대응이 다르다

2021년 9월12일 일요일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40년 역사에 아주 중요한 하루로 기록될 것이다. 프로스포츠가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개 구장에서 KBO리그 10구단이 모두 더블헤더를 펼쳤다. 더블헤더는 두 팀이 같은 날 계속해서 두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삼성과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맞붙었는데 1차전 3-3, 2차전 6-6, 더블헤더 9이닝 경기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KBO리그는 올시즌 후반기부터 정규이닝 9회 무승부제도를 도입했다. 그래서 더블헤더에서 2경기 연속 무승부가 나온 것이다. 1위 kt는 1차전에서 고영표가 SSG를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는데 점수차가 10-0이었다. 2차전을 해야 하니 SSG도 무리하게 투수 교체를 할 수 없었겠지만 무관중이어서 중계를 본 시청자, 야구 팬들은 경기 내용과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같은 날 새벽 5시35분(한국 시각)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더블헤더를 치렀다.

토론토 류현진의 등판이 예정돼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경기다.

미 동부시각 현지 오후 4시35분 첫 경기가 시작됐고, 1차전 선발 등판한 토론토 류현진은 14승 도전에 나섰으나 1회부터 홈런을 허용하고 3회도 마치지 못한 채 7실점하고 물러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차전에서 11-10 대역전승, 2차전은 11-2 대승을 거두며 더블헤더를 쓸어 담았다.

메이저리그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지난해 임시로 정한 방식을 유지해 올시즌도 더블헤더를 7이닝으로 치른다. 만약 7이닝 동안 무승부가 되면 연장 승부치기에 들어간다. 무사 2루 상황에서 공격을 펼쳐 승부를 가린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정적인 삼성과 KBO리그 최하위 한화, 와일드카드를 노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이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최약체 볼티모어의 경기는 한국과 미국 팬들의 관심도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삼성-한화는 9이닝씩 해서 2경기 모두 무승부, 토론토와 볼티모어는 7이닝에 승부치기까지 가지 않고도 승부를 가렸다.

과연 팬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어떤 경기를 보고 재미있어할까?

지난 해 메이저리그는 7월에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페넌트레이스를 60경기로 축소했고 그 대신 포스트시즌을 기존 10개팀에서 16개팀으로 출전 팀 수를 늘였다. 집중도와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KBO리그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완주하고 포스트시즌도 정상적으로 치러냈다.

그런데 올시즌 몇 구단이 관계된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도쿄올림픽 휴식 등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를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그래서 올림픽 휴식 기간 중 후반기에 한시적으로 9회 무승부 제도와 5전3선승제인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3전2선승으로 축소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위기를 맞아 KBO리그 제도는 메이저리그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과연 팬들은 어떤 제도를 선택할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12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한화의 더블헤더 2차전. 삼성 9회초 2사 만루에서 1루주자 피렐라가 홈까지 질주해 6대 6 동점을 만들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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