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후 최소이닝' 자존심 구긴 류현진, 토론토 WC 레이스에 민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냉정하게 보면 지금은 팀에 민폐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부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경기서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시즌 9패(13승)를 당할 위기다.

류현진은 전반기 막판부터 기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7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회복하는 듯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자 팔 각도를 높였다는 본인의 고백이 있었다. 하지만, 8월 6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21, 9월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0.14다.

특히 최근 두 경기 연속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더 이상 류현진에게 신뢰를 주지 않고 좋지 않다 싶으면 가차 없이 교체 한다. 팀이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 2장을 놓고 혈투 중이다. 류현진을 기다려줄 여유는 없다.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 1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서 2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1볼넷 7실점으로 토론토 입단 후 한 경기 최소이닝을 기록했다. 이날 두 경기 연속으로 입단 후 최소이닝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한 사례가 세 차례 있었다. 그러나 모두 부상 이슈라는 원인이 있었다. 2014년 9월13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1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어깨통증이 있었고 시즌 후 수술대에 올라 2015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8년 5월3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한 건 사타구니 부상에 따른 자진 강판이었다. 2019년 4월9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2실점 역시 사타구니 통증에 따른 예방차원에서의 강판이었다.

반면 최근 두 경기 연속 2이닝을 겨우 소화한 건 전적으로 본인의 부진 탓이다. 어쩌면 2013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최악의 슬럼프라고 봐야 한다. 80마일대 후반의 패스트볼로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체인지업도 많이 분석 당했고, 커터와 커브도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효과가 떨어진다.

토론토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발로테이션 순번 조정을 선언했다. 류현진의 등판 순번은 변함 없다. 앞으로 세 차례 정도 등판이 예상된다. 이 흐름이 변하지 않는다면 와일드카드를 노리는 토론토에 민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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