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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던질 때마다 배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그 어떤 야구선수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타자로 메이저리그 최상위급 숫자들을 찍으면서 투수로도 수준급 기록을 남긴다. 1918년 베이브루스(13승-11홈런) 이후 103년만에 10-10에 도전 중이다.
100년 넘게 누구도 넘보지 못한 진기록이자 대기록. 오타니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가치는 점점 치솟을 게 분명하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2023시즌 후 FA 자격을 얻으면 3~4억달러 초대형 계약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단,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 하나가 깔린다. 오타니가 투타겸업을 건강하게 계속 하는 것이다. 관건은 오타니가 신의 영역에 들어선 선수라고 해도 사람이며, 건강과 피로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사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 입단 후 올 시즌에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투타를 겸업한다. 2019년과 2020년에는 투수로 거의 등판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쉼 없이 5일마다 투구하고, 매일 지명타자로 홈런을 노린다. 이게 부담이 전혀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봐야 한다. 오타니의 9월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대다수 미국 언론은 투타겸업에 따른 피로누적을 지적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앞으로도 투타겸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20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직후 ESPN에 "나는 계속해서 던질 필요가 있고, 던질 때마다 뭔가 배우고 나아지고 있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도 투구를 하고 싶다. 올 시즌 이 모든 경험이 앞으로 내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어쩌면 올 시즌 최종성적, MVP 수상 여부, 2023시즌 후 FA 몸값보다 더 중요한 이슈다. 오타니 신드롬의 출발점이자 핵심은 투타 겸업의 지속 여부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개척하지 못한 영역이다.
참고로 베이브루스의 1918년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투수로 마지막 전성기를 보낸 시기였다. 1916~1917년에 23~24승을 찍었고, 1916년 평균자책점은 단 1.75였다. 1919시즌에도 9승5패 평균자책점 2.97로 준수했다. 반면 데뷔한 1914년부터 1917년까지 타자로 터트린 홈런은 단 9개였다.
하지만, 1920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뒤에는 은퇴할 때까지 투수로 단 5경기에만 나섰다. 1920년과 1921년에 54홈런, 59홈런을 터트리며 본격적으로 홈런타자로 성장했다. 그렇게 투타겸업의 끈을 사실상 놓았다. 1920년이면 그의 나이 만 25세였다. 오타니는 이미 만 27세다.
[오타니.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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