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도 흔들 LG ‘롤렉스 세리머니’보다 경기 ‘품질 관리’ 필요

팀은 휘청...유지현 감독은 켈리 50경기 연속 5이닝 피칭 신기록 만들어줘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LG가 페넌트레이스 3위 지키기도 쉽지 않아 보일 정도로 막판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LG는 20일 월요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최하위 팀 한화와 맞붙었으나 대패하고 말았다.

에이스 켈리를 등판시키고도 초반 2-0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회말 켈리가 역전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경기가 후반으로 가 4-15 참패 분위기로 가면서 분위기가 좋았을 때 LG 타자들이 1루에서 보여준 ‘시계 세리머니’가 점점 더 낯설고 어색해졌다. 4-15로 뒤진 8회초 2사 후 우익수쪽 2루타를 치고 나간 이영빈이 2루에 도착한 뒤 예외 없이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다.

물론 한화의 세리머니도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최재훈이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오자 한화의 상징색으로 만들어진 희한한 모양의 선글라스가 주어졌고 최재훈은 선글라스를 끼고 팬들에게 홈런 기념 선물을 했다.

LG 유지현감독과 주축 선수들이 승리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그대로 이날 경기 내용에 담겼다.

LG는 1회초 공격에서 1번타자 홍창기가 한화 선발 김민우를 중전안타로 공략했고, 2번 김현수는 볼넷을 골랐다. 3번이 트레이드로 데려온 서건창이었는데 서건창은 초구부터 번트를 대려다 파울, 그리고 2구에 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 해설을 한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지난 2014년 5월~2017년 LG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양상문 위원은 서건창의 초구 번트 파울 때 "작전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번트를 대는 것 같다"고 해설했다. 그런데 2구에 또 번트를 대 성공은 시켰다.

초구는 몰라도 서건창의 2구 보내기 번트는 벤치의 작전이었을까 아니면 본인이 댄 것일까? 결국 LG는 1회초 공격 무사 1,2루 기회를 보내기 번트와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3-0으로 앞선 4회말 한화 하주석이 2루수쪽 번트 안타를 대고 출루했다. 최하위 한화가 번트 안타를 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LG 선발 켈리를 흔들었다. 김태연의 투수 땅볼이 켈리의 수비 실책으로 이어졌고 계속된 1사 1,3루에서 노시환의 좌익수 쪽 2타점 2루타, 그리고 2사 후 장운호의 중전 적시 안타로 3-3 동점이 됐다.

문제는 5회말이었다. 한화 선두타자 정은원의 우전안타, 최재훈의 우전안타가 이어져 무사 1,2루가 됐다. 하주석의 우익수 플라이로 1사 1,3루, 김태연의 투수 땅볼 때 정은원이 득점해 한화가 4-3으로 앞섰고 켈리는 2루를 선택해 송구했는데 세이프가 돼 1사 1,2루가 됐다. 켈리는 후속 페레즈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노시환에게 좌전 적시 안타를 맞아 5-3이 됐다.

이 때 LG 포수 유강남이 마운드에 올라 잠시 켈리를 안정시키고 내려갔다. 그러나 켈리는 다음 타자 이성곤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6-3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현재의 LG 위기를 볼 때 5회 도중 켈리를 교체하지 않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날 오전 치열하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감독은 에이스 로빈 레이가 2-0으로 앞선 5회말 역전 3점홈런을 허용하자 2사 후 곧바로 교체했다.

만약 켈리가 안타 하나를 더 맞았다면 7-4가 될 위기였는데 유지현 감독은 계속 맡겼고 켈리는 장운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해 5이닝 10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5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부터 교체되면서 자신이 세우고 있는 선발 5이닝 이상 등판 경기를 50경기 연속으로 늘였다. 의미가 있는 기록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날 LG 벤치가 왜 켈리를 5회말 교체를 하지 않았는지 오랜 의문으로 남을 것이다. 코칭스태프가 경기 후 복기를 해보면 어떤 결론을 내릴까.

LG에 현재 시급한 것은 이기고 지고를 떠나 경기 자체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날 두산은 4위 NC를 대파하며 5위로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3위 LG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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