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비디오게임, 옷장 등등 KIA 이의리보다 더 황당한 MLB 부상자들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호사다마(好事多魔)’인지 광주 제일고를 졸업한 KIA의 19세 신인 좌완 이의리(19)가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KIA 덕아웃으로 들어오다가 오른 발목을 접지르는 부상을 당했다.

지난 12일 광주 NC전에서 가운데 손톱이 깨져 투구를 중단하고 치료를 하면서 29일 NC와의 원정 더블헤더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22일 불펜 피칭을 하고 들어오다가 생긴 불상사였다. 깁스를 안하고 발목 보호대를 했지만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이의리로서는 고졸 신인 첫해에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에 선발돼 태극 마크를 달았고 1986년 이순철 현 SBS 해설위원(당시 해태) 이후 KIA 첫 신인왕이 유력해져 있는 상황에서 불상사가 벌어졌다.

이의리의 발목 부상의 경우는 경기 중이 아닌 상황(off the field), 덕아웃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른 손톱이 깨진 것은 경기 중(on field)에 당한 것이다.

경기 중이 아닌‘야구장 밖(off the field)’에서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부상들이 있다. 부상 선수들도 그렇지만 감독 코칭스태프, 구단, 동료 선수들은 느닷없는 소식에 놀라기도 하고 팀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진 몇몇 선수들의 야구장 밖의 황당한 부상 사례를 소개한다(5월26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참조] 이의리와의 공통점은 투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1. 잭 플레삭(26.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투수)

지난 5월26일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취재 기자들에게 화상 인터뷰에서 투수 잭 플레삭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우완 투수인 그가 오른손 엄지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는데 자신의 라커룸 옷장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5월24일 미네소타전 등판 후 라커 의자에 걸려 있던 속옷을 벗겨 입으려다가 놓치면서 손가락을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는 졸지에 4승3패를 거두고 있던 선발 투수를 부상자 명단으로 보냈다.

2. 후아스카 이노아(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투수)

5월17일 밀워키 원정경기에서 5회 도중 강판당한 뒤 덕아웃 벤치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그때는 괜찮았는지 애틀랜타 홈으로 돌아와 검진을 받았고 결과는 오른 손 골절이었다. 5회 1사까지 9피안타 1피홈런으로 난타 당해 강판 당한 것이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이노아는 4승2패를 기록중이었다.

3. 헤수스 루자르도(24. 오클랜드 마이애미 말린스 투수)

헤수스 루자르도는 페루 출신 왼손 투수로 2019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MLB 3년차이다.

오클랜드 시절인 5월2일 왼손 골절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이유가 압권이다. 볼티모어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비디오게임을 하다가 왼손을 책상에 내리치고 말았다. 그는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고 등판해 3이닝 6실점하고 교체됐다. 그런데 경기 후 X레이 검사 결과 왼손 새끼 손가락 골절이 나타났다.

헤수스 루자르도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7월28일 좌익수 스탈링 마르테와 1-1 트레이드 돼 현재 마이애미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4. 호세 퀸타나(32 시카고 커브스 투수-LA 에인절스-샌프란시스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을 꾸준히 한 내구성을 가진 왼손 투수 호세 퀸타나는 2020시즌을 앞두고 집에서 설거지를 하다 가 왼손 엄지가 찢어져 5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름에 서머캠프가 시작된 직후로 자신의 마이애미 집에서 엉뚱한 상처를 입었다. 예상보다 심각해 신경이 손상돼 정밀 수술을 받은 후 한 달이나 늦게 투구를 재개할 수 있었다.

결국 부상으로 2020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호세 퀸타나는 시즌 후 FA로 올시즌 LA 에인절스와 1년 800만달러에 계약했으나 극도의 부진으로 웨이버 공시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라커룸 옷장에 손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른 잭 플레삭.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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