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의리와 '부진' 김진욱의 우울한 가을…괜찮아 이제 시작이야[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좌완 슈퍼루키에겐 우울한 가을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KIA 이의리와 롯데 김진욱이 우울한 가을을 맞이했다. 이의리는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최근 KIA챔피언스필드 덕아웃 계단을 잘못 디뎌 오른 발목 인대를 다쳤다. 4주 진단을 받았다. 시즌이 10월30일에 종료된다. KIA는 5강에서 멀어졌다. 때문에 이의리가 굳이 무리하게 복귀를 준비할 이유가 없다. 올 시즌 19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61.

김진욱은 9월 들어 10경기서 1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6.23으로 주춤하다. 6월30일 키움전부터 3일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무실점한 상승세가 끊겼다. 그나마 25일 고척 키움전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했다. 올 시즌 34경기서 4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3.75.

두 좌완 신인은 올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나란히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선발돼 국제무대 경험까지 쌓았다. 신인왕 레이스에선 이의리의 판정승으로 끝날 분위기다. 그러나 김진욱 역시 의미 있는 첫 시즌을 보냈다.

이의리는 최근 손톱 문제로 등판을 거르다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각에서 신인왕 1순위치고 승수(4승)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이의리 역시 마지막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팀에도 보탬이 되고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쐐기를 박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의리는 올 시즌을 치르며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을 듯하다. 나아가 선발투수로서의 롱런, 경기운영능력 등에 대한 숙제도 안았다. 19경기서 4승에 그칠 만큼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퀄리티스타트도 4회였다. 항상 벤치로부터 이닝을 관리 받을 수는 없다.

이의리의 시즌아웃이 유력해지면서, 신인왕 레이스에 변수가 생길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현 시점에선 장지훈(SSG, 49경기 2승3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04), 최준용(롯데, 33경기 2승1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52)이 추격 가능한 후보로 꼽힌다. 둘 다 전문 불펜투수다.

김진욱은 경기후반 중요한 상황서 거듭 등판하면서 일관성에 대한 숙제가 생겼다. 궁극적으로 선발투수로 성장해야 한다는 래리 서튼 감독의 견해도 있었다. 서튼 감독에 따르면 김진욱은 딜리버리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2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김진욱은 유니크한 투수다. 투구 동작이 심플하고 빠르다. 몸이 피곤할 때 딜리버리를 반복하는 게 힘들 수 있다. 똑같은 스팟에 일정하게 릴리스포인트가 나와야 한다. 몸 동작이 빠르다 보니 원하는 릴리스포인트까지 가지 못하고 조금 뒤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9월 부진도 이 부분과 연관이 있다. 멀리 보면 2022시즌의 키워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지난 봄, 태극마크로 장래성을 또 한번 확인했던 여름, 그러나 두 왼손 슈퍼루키의 가을은 조금 우울하다. 그래도 야구인생에서 1~2회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시간은 두 사람의 편이다.

이의리와 김진욱은 앞으로도 구단으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을 잇는 거물급 좌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도 사실이다. 이 가을이 지나면, 내년을 위해 올 겨울을 잘 보내면 된다.

[이의리와 김진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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