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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들에게 험난하기로 유명한 '알동'에서 14승을 거뒀다. 부상자명단 신세를 지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비교적 건강한 시즌을 보냈다. 정말 고생했다. 그러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1시즌은 '실패'에 가깝다.
류현진이 4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로 2021시즌을 마감했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 13위, WHIP 1.22로 9위, 피안타율 0.258로 11위다.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다승을 제외하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에선 중~하위권이다.
토론토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에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를 넘겨줬다. 류현진은 4년 8000만달러의 고액 연봉자다. 토론토 투수들 중에선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때문에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최종전 직후 '빈티지 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빈티지라고 보긴 어려웠다. 냉정히 볼 때 5월까지만 에이스다웠다. 4월 5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2.60, 5월 5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2.64.
6월부터 본격적으로 흔들렸다. 6월 5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88에 머물렀다. 7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회복했다. 이 시기부터 이미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팔 각도를 수정하고, 구속을 올리는 등의 노력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8~9월에 완전히 무너졌다. 8월 6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21, 9월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9.20이었다. 에이스 칭호를 로비 레이에게 넘겨줬다. 이적생 호세 베리오스는 물론 스티븐 마츠, 영건 알렉 마노아에 비해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드러내지 못했다.
목 통증을 틈타 재조정의 시간도 가져봤다. 패스트볼 구속을 90마일대로 올려 전력투구도 해보고, 우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몸쪽 커터를 구사하는 등 살아나기 위한 노력은 확실하게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활이란 말을 쓰기엔 부족했다.
토론토 선발투수들의 시즌 막판 좋은 활약이 류현진의 부진을 만회하긴 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8~9월 부진이 토론토의 발목을 일정 부분 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31경기에 등판했지만, 169이닝 소화에 불과했다. 참고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2019년 LA 다저스 시절에는 29경기서 182⅔이닝을 소화했다. 2013년에도 30경기서 14승을 따내며 192이닝을 던졌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류현진의 배럴타구(타구속도 98마일 이상, 각도 25~30도로 날아가는 타구) 허용 비율은 8.5%로 지난해 3.2%에 비해 다소 올랐다. 하드히트도 지난해 29.2%서 올해 41.4%로 크게 상승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지난해 0.185서 올해 0.262, 커터는 지난해 0.200서 올해 0.242, 커브도 지난해 0.171서 올해 0.250으로 올랐다. 숫자가 류현진의 떨어진 위력을 말해준다.
저연봉자라면 이 정도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류현진은 토론토 투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몸값을 받는다. 이 정도 성적으로 칭찬을 받는 건 넌센스다. 시즌이 10월 초에 마무리되면서 내년 부활을 위해, 에이스 수식어를 되찾기 위해 충분히 휴식하고 재정비할 시간을 갖게 된 건 다행이다. 아직 류현진에겐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류현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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