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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추신수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오히려 내가 (양)현종이에게 감사한 마음"
양현종은 지난 2020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양현종은 빅 리그 무대를 밟았으나, 만족스러운 성적을 손에 넣지 못했다.
양현종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해 35⅓이닝 동안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했고, 두 번의 지명할당(DFA)의 아픔을 겪었다. 양현종은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도 10경기(45이닝)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5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양현종은 귀국인터뷰에서 추신수(SSG 랜더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팀'으로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추신수가 지난 2013시즌이 끝난 후 7년간 1억 30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고, 최근까지 활약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추신수는 '클럽하우스 리더'로 텍사스 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다.
양현종은 "추신수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신수 형 때문에 편하게 생활했고, 잘 닦아온 길을 걸었다"며 "덕분에 선수들과 스태프들로부터 프로페셔널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신수 형이 걸어온 길에 흠집을 내지 않고 돌아왔다"고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겸손했다.
"내가 도와준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손사래를 친 '텍사스 선배' 추신수는 오히려 양현종에게 고마워했다. 추신수는 "아직도 텍사스 선수와 코치, 트레이너와는 연락을 하고 있다. 시간대가 맞으면 화상 통화도 하고 안부를 묻는데, 그때 (양)현종이가 세 번 정도 옆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 문을 열었다.
추신수는 "텍사스 관계자들과 통화에서 현종이가 어떻게 지내고, 준비하고 있는지를 물어봤는데 모든 사람이 좋게 평가했다"며 "그들이 '양현종은 프로페셔널한 선수이고, 누구보다 노력하고, 주위 사람을 잘 챙긴다'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프로페셔널하다'는 평가를 받은 후배가 뿌듯했던 추신수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가장 듣기 좋고, 값진 말이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이다. 선수로서 본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현종이를 좋게 평가하는데 기분이 좋았다. 오히려 내가 현종이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양현종이 언급한 미국의 '즐기는 야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추신수는 "(양현종의 말에) 100% 공감한다. 어렸을 때부터 승리만 바라보고 야구를 한 선수들에게 '경기를 즐겨라'라고 하는 것은 욕심이다. 변하지 않을 것이다.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과 미국 선수들이 즐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뿌리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추신수의 입장. 그는 "첫째 아이(추무빈)에게 야구를 시켜보니 미국은 실수를 했을 때도 좋은 것만 말해주고 기를 살려준다. 우리도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승리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다양성과 기량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밑에서부터 가르친다면, 프로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현종, 추신수. 사진 = 인천공항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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