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3루 신호등, NYY 저지-BOS 보가츠 '주루 센스'에 갈린 명암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양 팀 모두 '3루 신호등'이 고장났다. 하지만 주자의 판단이 희·비를 갈라 놓았다.

보스턴은 6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ALWC) 뉴욕 양키스와 홈 맞대결에서 6-2로 승리하며 디비전시리즈(ALDS)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서 경기 초반의 명암이 갈렸다. 양키스의 '3600억원의 사나이' 게릿 콜은 2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부진하며 올해 정규시즌을 포함한 최소 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보스턴의 네이선 이볼디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다운 투구를 펼쳤다. 이볼디는 5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양키스의 타선을 꽁꽁 묶으며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승부처는 6회였다.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양키스는 6회 앤서니 리조가 보스턴 선발 이볼디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양키스는 애런 저지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3루 주루 코치와 주자의 잘못된 판단이 흐름을 끊어 놓았다. 양키스는 보스턴의 이볼디를 끌어내린 후 1사 1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펜웨이파크 그린몬스터 상당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때려냈다.

이때 보스턴은 스탠튼의 타구를 잡아낸 후 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잰더 보가츠(유격수)-케빈 팔라웨키(포수)로 이어지는 완벽한 중계 플레이를 선보였고, 홈에서 저지를 잡아냈다. 양키스 쪽으로 넘어갈 뻔한 분위기를 지켜냈다.

스탠튼의 타구가 컸지만, 그린몬스터가 있는 좌측 펜스 쪽은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저지가 홈을 파고드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필 네빈 3루 주루 코치는 열심히 팔들 돌렸고, 결국 오판으로 이어졌다. 6회초 추격의 점수를 뽑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대량 득점을 뽑아낼 수 있었던 만큼 스탠튼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양키스와 비슷한 상황에서 보스턴은 미소를 지었다. 6회말 1사 1루에서 알렉스 버두고의 장타가 터졌다. 이때 보스턴 3루 주루 코치 카를로스 페블레스는 주자가 홈을 파고드는 것을 저지했다. 시그널이 애매했지만, 1루 주자 보가츠의 판단은 정확했다. 보가츠는 3루 베이스를 밟은 후 홈까지 쇄도해 득점에 성공하며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양 팀의 3루 신호등은 동일하게 고장 났다. 하지만 주자의 판단이 양 팀의 승·패를 갈라놓게 됐다.

[홈에서 아웃되는 애런 저지, 득점에 성공한 잰더 보가츠.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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