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모두가 '멘붕'에 빠진 상황이었다. '루키' 안재석(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 돈 주고도 못할 값진 경험을 했다.
안재석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6차전에 2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6회초 수비 때 강승호와 교체됐다.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안재석은 올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8일 경기 전까지 성적은 83경기에 출전해 45안타 2홈런 13타점 27득점 타율 0.256를 기록 중이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안재석에 대한 칭찬을 입에 달고 다녔다. 김 감독은 지난달 30일 "(안)재석이는 타석에서 자신감이 있다. 모습도 좋고 승부를 할 때 굉장히 공격적이다. 기질이 있다. 수비에서는 최근 부담을 갖는 듯하다. 하지만 신인으로서 너무 잘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키는 프로 첫해부터 많은 기회를 받으며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8일에는 야구 선수로서의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못할 값진 경험을 했다.
상황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에 발생했다. 안재석은 1사 1,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 선발 서준원을 상대로 3구째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에 얕은 타구를 보냈다. 이때 롯데 좌익수 전준우가 안재석의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타구는 전준우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산 선수들을 알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전준우가 공을 놓치는 장면이 몸에 가려서 정확히 보기 힘들었기 때문. 3루 주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안재석의 타구가 '희생플라이'라고 생각해 태그업 플레이를 통해 홈을 밟았다. 안재석 또한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꿨다고 생각해 1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1루 주자 박계범도 움직이지 않았다.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던 것은 3루심과 롯데 전준우와 딕슨 마차도밖에 없었다. 타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전준우는 다시 공을 챙긴 후 2루수 안치홍을 향해 뿌렸다. 이때 마차도가 2루 베이스를 밟으라는 신호를 보냈고, 안치홍은 2루를 찍은 후 1루에 공을 뿌려 '더블 아웃'을 만들어냈다.
당시 롯데와 두산 선수들과 감독을 비롯해 3루심을 제외한 심판진들도 해당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며 판정에 실수를 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네 명의 심판은 두 번의 합의 판정 끝에 판정을 바로잡았다. 이영재 대기심은 "좌익수 땅볼로 인한 병살플레이다. 3루심이 최초에 세이프라는 신호를 줬고, 주자들이 진루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병살플레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안재석이 3루심의 '세이프(안타 콜)' 시그널을 보고 1루 베이스를 밟았다면, 3루 주자의 득점도 인정되고 타점과 안타도 1개씩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3루심의 판정을 제대로 보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루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던 것이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됐다. 안재석은 좌익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기록하게 됐고, 3루 주자의 득점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타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본헤드' 플레이를 한 안재석은 6회초 수비에서 강승호와 교체됐다. 문책성 일 수도 있지만,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김태형 감독의 배려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날 경기를 계기로 안재석은 '집중'과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플레이'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두산 안재석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교체된 뒤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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