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고영표의 호투, 투·타 '불협화음'에 빛 바랬다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가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투·타의 불협화음에 발목을 잡혔다.

고영표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15차전,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투구수 109구, 8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에이스'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최다 투구수(109구)를 던지며, 지난 2018년 5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11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21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2021년 10월 24일, 21회)가 세운 구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고영표는 최고 140km 투심 패스트볼(34구)와 체인지업(63구), 슬라이더(6구), 커브(6구)를 섞어 던지며 NC 타선을 봉쇄했다. 정말 흠잡을 곳이 없는 탄탄한 투구였다. 하지만 팀 승리와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뼈아팠다.

시작부터 군더더기가 없었다. 고영표는 1회 최정원-김주원-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었다. 그리고 2회에도 양의지를 시작으로 애런 알테어, 노진혁으로 연결되는 중심 타선을 봉쇄했다. 고영표는 3회 1사후 정진기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첫 위기는 4회였다. 고영표는 4회초 1사후 나성범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고영표는 침착하게 후속타자 알테어를 삼진 처리한 뒤 노진혁에게 118km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을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한차례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고영표는 5회를 마친 후 6회 2사후 양의지에게 좌익수 방향에 2루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알테어에게 안타를 맞았고, 실점으로 연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때 배정대가 홈에서 양의지를 잡아내는 '레이저 송구'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며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회를 잘 마쳤지만, 8회 실점이 뼈아팠다. 고영표는 8회말 김태군과 김주원에게 각각 안타를 허용해 1, 3루 위기를 맞았다. 이미 투구수 100구가 넘은 상황이었지만, KT 벤치는 에이스가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게 맡겼다. 그러나 고영표는 후속타자 나성범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동점을 내줬고, 결국 공든 탑이 무너졌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전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살아나고, 유한준이 쳐주면서 밑에 선수들도 잘 따라가고 있다. 집중력 있게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최대한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살아나고 있는 타선보다는 마운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시 타격은 믿을 것이 못됐다. 최근 2경기에서 13점을 뽑았던 타선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점을 뽑는데 그쳤고, 투·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무승부에 머물렀다. 에이스 고영표의 역투도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KT는 이날 패배로 1위 삼성과 무승부 기록이 같아졌다. KT는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 타이브레이커를 치러야 할 수도 있게 됐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 8회초 1사 1.3루서 NC 나성범에게 1타점 동점 내야안타를 맞은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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