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포스트시즌만 12년 차 김재호(두산 베어스가)의 수비가 심상치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을 비롯해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도 아쉬운 수비로 팀의 발목을 잡았다.
김재호는 지난 2008년부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 유격수다. 국가대표 유격수로도 뽑힐 만큼 탄탄한 수비가 장점인 선수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의 수비력은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재호는 포스트시즌 4경기 중 3경기에서 아쉬운 수비를 기록 중이다. 시작은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김재호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 무사 만루에서 키움 박병호가 친 타구가 높게 뜨자 3루 커버에 들어갔다. 2루 주자 김혜성의 태그업을 막아내기 위한 행동. 그러나 김재호가 허경민의 송구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일이 발생했다.
송구만 제대로 받아냈다면, 태그업을 시도한 김혜성을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김재호의 아쉬운 수비로 1, 2루 주자의 태그업을 모두 막아내지 못하고 위기에 몰렸다. 두산은 결국 1사 만루에서 김웅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8회에만 2실점을 기록했다. 김재호의 수비가 패배와 직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 실점으로 넘어갈 수 있는 위기에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분명 아쉬웠다.
김재호의 아쉬운 수비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1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친 타구가 투수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 방향으로 향했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지만, 김재호는 공에 스치지도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후속타자 손호영이 병살타로 침묵하며 큰 위기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올해 가을무대에서 김재호의 수비력에 물음표가 뒤따르는 순간이었다.
준PO 2차전에서 김재호의 수비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산이 1-3으로 뒤진 7회초 1사 2루. LG 김현수가 친 타구가 투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 김재호 방향으로 굴렀다. 이 타구 또한 준PO 1차전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아웃카운트로 연결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김재호는 또 한 번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그리고 이때 2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격차는 3점 차로 벌어졌다.
두산은 김재호의 아쉬운 수비로 실점한 이후 문보경과 김민성, 문성주에게 3연속 적시타를 맞는 등 추가로 무려 4점을 더 헌납했다. 결국 패색이 짙어진 두산은 LG에 3-9로 완패를 당했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었던 두산은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단기전에서는 실수 하나가 승·패를 갈라 놓는다. 두산이 그동안 가을 무대에서 강했던 이유도 강한 집중력과 탄탄한 수비였다.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지금과 같은 아쉬운 수비가 반복된다면 남은 경기에서도 흐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키움-두산의 경기 8회초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의 희생플라이때 포구 실책을 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첫 번째)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1사 2.3루서 LG 김현수의 투수 맞고 온 타구를 놓치고 있다.(두 번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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