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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관성이 없는 왼손잡이다."
로비 레이(FA)가 11월 중으로 발표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레이는 올 시즌 32경기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에 탈삼진 248개를 기록했다. 193⅓이닝을 소화했고, WHIP도 1.04였다. 다승(공동 5위) 빼고 모두 아메리칸리그 1위를 차지했다.
후반기에 극심한 기복을 드러낸 류현진을 제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연히 이번 2021-2022 FA 시장에서 최상위급 투수 대접을 받는다. 1억달러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즉, 2019년 12월 4년 8000만달러에 토론토와 계약한 류현진의 계약규모를 넘을 것이라는 의미.
레이는 ESPN이 8일(이하 한국시각) 선정한 FA 랭킹 9위다. 투수 중에선 케빈 가우스먼(6위), 맥스 슈어저(7위) 다음이다. 그런데 ESPN은 레이의 가치를 1억달러보다 낮게 봤다. 심지어 류현진의 계약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4년 7600만달러 계약을 전망했다.
물론 ESPN은 "잠재적인 9자리 숫자 플레이어"라고 했다. 1억달러 계약 가능성 자체는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레이는 재능이 있지만, 일관성 없는 왼손잡이다. 잘해왔지만 커맨드 문제가 있었고 이제 막 서른 살이 됐다"라고 했다.
실제 레이는 2021년이 브레이크아웃 시즌이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던 2017년에 15승5패 평균자책점 2.89를 찍긴 했다. 그러나 201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뒤 2017년과 2019년(12승)을 제외하면 단 한 시즌도 10승을 따내지 못했다. 올 시즌 전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도 세 차례(2015년 3.52, 2017년 2.89, 2018년 3.93)에 불과했다. 8시즌 통산 62승58패 평균자책점 4.00.
ESPN 지적대로 일관성이 떨어진다. 한 마디로 애버리지가 확실하지 않다. LA 다저스 시절 수술과 재활 후 2020시즌까지 꾸준히 퍼포먼스를 보여준 류현진보다 계약규모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다.
ESPN은 2018년 12월 워싱턴 내셔널스와 6년 1억4000만달러 계약을 맺은 좌완 패트릭 코빈을 예로 들었다. 코빈도 2012년 애리조나에 입단한 뒤 2018년까지 들쭉날쭉했다. 두 자릿수 승수 세 차례, 3점대 평균자책점 세 차례였다. 그러나 대형계약 후 2019년 33경기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뒤 무너졌다. 2020년 11경기서 2승7패 평균자책점 4.66, 올 시즌 31경기서 9승16패 평균자책점 5.82.
ESPN은 "레이의 경우, 코빈이 예시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 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올 시즌에는 형편 없었다. 레이의 기록은 코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팀들은 레이에게 9자리 숫자를 주는 것을 당연히 주저한다"라고 했다. 레이의 가치가 1억달러 급이 아니라는 의미다.
[레이.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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