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왜 9회초 2아웃에 오승환을 투입했을까 [PO]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너무나도 충격적이다. KBO 리그를 지배한 특급 마무리투수 오승환(39)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초 2아웃에 구원 등판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44세이브를 올리며 또 한번 KBO 리그를 호령한 오승환은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베테랑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승환은 등판하자마자 박세혁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라팍에는 싸늘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고 오승환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김재호에 우전 안타를 맞은 오승환은 강승호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득점권 위기에 몰렸고 정수빈에게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아 실점이 추가됐다. 삼성은 3-4에서 3-6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9회말 구자욱의 우월 솔로포가 터졌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삼성의 4-6 패배였다.

삼성은 왜 1점차로 지고 있는 9회초 2아웃에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을까. 경기 후 허삼영 삼성 감독에게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의 투구로 라팍의 분위기를 끌어 올려 9회말 역전을 노리려고 했다. 그는 "9회 마지막 공격을 노리고 있었고 오승환이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는 기대감으로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서 등판을 시켰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이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두산의 흐름을 차단한다면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엿봤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백정현을 선발투수로 내세우고 원태인까지 투입할 계획까지 갖고 있다. 그만큼 삼성에겐 뼈아픈 1패였고 마지막 분위기마저 무너지면서 최대한 빨리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았다.

[삼성 오승환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2사 후 구원등판해 2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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