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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저스는 그에게 타임테이블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LA 다저스는 1차적인 결단을 내렸다. FA 랭킹 1~2위를 다투는 코리 시거와 유틸리티 요원 크리스 테일러에게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다. 반면 원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겐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팀이 FA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FA를 붙잡는다고 확신하거나,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잡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시거의 경우 3억달러 계약 얘기가 나돈다. 다저스가 잡고 싶어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최악의 경우 드래프트 보상 픽이라도 받기 위한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반면 다저스는 커쇼가 1년1840만달러(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금액)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팔 부상 이슈가 있었다. 2022시즌 퍼포먼스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실제 커쇼는 미국 언론들의 FA 시장 전망에서 최상위급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커쇼가 다저스를 떠나고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이 투영됐다.
그러나 다저스가 시장 상황에 따라 커쇼와 재계약 시도를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커쇼를 두고 고향 댈러스 인근의 텍사스 레인저스 계약설이 돌지만 구체화된 건 없다. 어쨌든 커쇼로선 퀄리파잉오퍼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다. 타 구단들이 부담 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다.
MLB.com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는 왜 커쇼에게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았을까. 커쇼는 왼팔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다. 내년 개막전까지는 준비될 것이다. 하지만, 커쇼는 그 부상 때문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다저스는 그에게 타임테이블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라고 했다.
커쇼에게 충분히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에, 1주일 안에 수락 혹은 거절을 결정해야 하는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도 "그를 존경한다. 그가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퀄리파잉오퍼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일종의 배려다.
프리드먼 사장은 커쇼와의 재결합도 기대했다. "그가 돌아오고 싶다면 우리도 반드시 노력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가 우리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의 권리다. 그는 내년에는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프리드먼 사장의 말이나 다저스의 입장은 커쇼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지만, 변명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사실 다저스의 시즌 종료 시점이 꽤 지났다. 커쇼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는 건 은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MLB.com도 그가 재활 중이라고 소개했다.
즉, 다저스로선 커쇼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시거나 테일러는 어차피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 걸 다저스가 모를 리 없다. 맥스 슈어저는 시즌 중 이적하면서 퀄리파잉오퍼 대상자가 아니었다. 커쇼에 대한 다저스의 진심은 무엇일까.
[커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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