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18세 보육원 퇴소, 보증금 500만원 날려…친모와 못 만나" ('노는브로2')[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봅슬레이 선수 강한이 보육원 퇴소 후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2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 2'에서는 봅슬레이 선수 강한이 출연, 보육원에서 자라 한국을 대표하는 봅슬레이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힘겨웠던 과정을 털어놓았다.

이날 구본길을 브로들을 위한 '본길투어'를 계획, 특별 손님으로 펜싱선수 김정환과 봅슬레이 선수 강한을 초대했다. 강한은 '노는브로2'에 출연한 첫 동계 종목 선수.

그는 "봅슬레이는 언제 타느냐"라는 질문에 "원래 10월 말부터 타는데 이번 년도에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발목 재활 운동 중이다"고 답했다. 어릴 적 육상을 하다 다친 발목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계속 후유증이 나타났다고.

또한 강한은 "인대 끊어진 걸 봉합해도 다시 끊어졌다. 이제 다른 사람 인대를 이식 수식했다"며 "무릎도 뼈암이라고 한다. 한번 제거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강한은 "봅슬레이를 알고 있던 게 아니고 즉흥적으로 모집 공고를 보고 시작했다. 연맹에 전화해서 '봅슬레이를 해보고 싶다'라고 해서 무작정 강원도에 짐 싸서 올라갔다. 거기서 훈련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서 국가대표가 됐다"고 봅슬레이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보육원이 엄청 컸다. 그 안에 학교도 있고 병원도 있고 제 생각엔 한 나라 같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육상을 하면서 서서히 느꼈다"며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 응원하러 오시는데 저희는 단체로 움직이고 선생님 한 분만 계시니까.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고 말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강한은 "육상을 고3 때까지 했는데 보육원에서 법적으로 만 18세가 되면 강제적으로 퇴소를 해야 한다. 저는 퇴소가 실감이 안 났는데 막상 그날이 되니까 이불도 없이 우체국 한 박스였다. 왜냐면 거기는 자기 옷이 없고 속옷도 다 공용이다. 그걸 들고 나갔는데 잘 곳이 없었다"고 보육원에서의 퇴소를 회상했다.

이어 "나라에서 주는 500만 원 정착금이 있다. 보호 종료 아동에게 자립하라고 500만 원을 주는데 집을 어떻게 구하는 방법도 모르고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고 나 혼자 세상에 떨어져 있다는 기분을 받고 엄청 울었다"고 덧붙였다.

퇴소 후 강한은 재활센터 숙소에서 일주일을 지낸 뒤 지하철 노숙까지 했다고. 강한은 "어떻게 집을 구했다. 500만 원을 보증금을 넣고 월세는 운동하면서 상하차나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7개월 정도 살았는데 집주인이 공사한다고 나가라고 하더라. 집주인이 사기를 쳐서 보증금도 못 받았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한은 "죽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 했었다.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게 사회에서 아직 편견도 있고 선입견도 있다. 살아는 게 엄청 힘들었다. 그걸 다 내 스스로 이겨내려고 하니까 벅차고 우울증이 걸렸다"고 솔직하게 힘들었던 시기를 토로했다.

현재 강한은 보호 종료 아동 명예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강한은 "퇴소 한 경험자로서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제가 하고 있다"며 당차게 말했다.

이어 강한은 "방송에 여러 번 출연했더니 어머니한테 직접 저한테 연락이 왔다. 제일 처음에는 연락을 안 받았다. 그런 연락이 하도 많이 왔으니까. 그런데 계속 연락이 왔고 '엄마 같다'라는 느낌이 있었다. 전화를 했는데 엄청 우시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며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강한과 어머니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강한은 "만나기로 했는데 어머니께서 다른 가장을 꾸리셨다. 새로운 가정한테 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해서 못 만나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정말 고마운 게 어린 나이에 저를 낳아주셨다는 게. 15살이면 엄청 어린 나인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낳아주신 게 엄청 감사했다"며 "그것 때문에 원망했던 것도 원망하지 않게 됐다. 안 낳아주셨으면 제가 이 세상에 없었는데 낳아주셨으니까 제가 이렇게 잘 자라고 있고 크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에 구본길은 "이제 우리를 가족이라고 생각해라. 언제든 방송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연락해라. 인생 선배, 형들이니까 편하게 연락해라.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겠다. 힘든 일 있으면 말해라"며 든든하게 말했다.

이를 들은 강한은 "친구들 집에 가면 가족사진 그런 게 있지 않느냐. 그런데 저는 집에 사진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엄청 부럽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브로들은 "전태풍의 집에 가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태풍 역시 "이거 끝나고 진짜 연락하고 만나야 한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 =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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