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유아인 "느끼한 겉멋과 허세에 찌든 채 20대 살았다"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유아인(35)이 자신의 20대를 돌이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에서 사이비 종교단체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를 연기한 유아인을 3일 오전 화상으로 만났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지옥'은 사람들이 지옥에서 온 사자에게 지옥행을 선고받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과 새진리회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19일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전 세계 시리즈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유아인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신의 계시라고 주장하는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으로서 극의 중심에 서서 긴장감을 이끌었다.

작품 공개 당일 시즌 전체를 몰아봤다는 유아인은 가장 기억 남는 반응과 관련해서 "유튜브에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라는 댓글이 있더라.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기분이 좋았다"라면서도 "부담스럽기도 했다. 연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기대치가 높아 부담감이 생겨나기도 한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관객 여러분의 칼날 같은 시선도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았다"라며 "유아인의 이미지를 저마다의 것으로 가지고 계신 한국 관객과는 또 어떤 호흡을 만들어나가야 할까 생각한다. 고민이 여러 갈래로 뻗쳐나갔다. 내 마음에 가장 가깝게 끌리는 것밖엔 없다고 생각하고 현장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지를 받으면 여생을 어떻게 보낼지 묻자 "고지를 받진 않았지만 20대를 그렇게 살았다. 상당히 느끼한 겉멋과 허세에 찌들어 '서른즈음 죽을 거야'라며 20대를 살았다. 나를 좀 더 과감하게 던지고 도전하고 실험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라며 "20대를 생각해보면 내일 죽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태도로 살았다. 순간 순간 발산되는 에너지와 힘이 다음이 없을 것 같은 상태였다. 잘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절 보고 당시의 치기를 비웃어보기도 한다. 언젠간 죽는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살잖냐. 죽음은 우리 삶에 항상 존재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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