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 'KIA 원클럽맨 김종국'…모기업은 대표이사·단장에게 힘 팍팍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 보니 최준영 대표이사의 장고가 있었다. 위기의 타이거즈에 적합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KIA가 5일 김종국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 감독은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09시즌 후 은퇴할 때까지 타이거즈에서만 뛰었다. 코치 생활 역시 11년간 타이거즈에서만 했다. 그 사이 국가대표팀 단골 코치로 활동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에도 수비코치를 하다 수석코치까지 맡았고, 윌리엄스 전 감독의 경질 이후 1군 마무리훈련을 이끌며 내부 승격 시 감독 1순위로 꼽혔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에 리더십까지 갖춘 지도자로 평가 받았다.

KIA가 윌리엄스 전 감독을 퇴진시킨 게 11월 초였다. 신임감독 선임까지 1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장정석 단장이 11월 말에 선임됐지만, 최준영 대표이사는 먼저 야구단 업무를 병행해왔다. 결국 최 대표이사의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감독 선임이 늦어졌다.

실제 장정석 단장은 부임 후 최 대표이사와 감독 후보군들에 대한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장 단장은 5일 전화통화서 "대표이사님이 내게 많이 여쭤보셨고, 나 역시 많이 말씀 드렸다. 내게 힘을 많이 실어줬다"라고 했다.

최 대표이사는 2017년 통합우승 후 표류한 타이거즈를 살리기 위해 변화를 갈망했다. 장 단장은 "심도 있게 변화를 가져가려고 했다. 대표이사님이 부임해서 내, 외부의 여러 후보군을 만났고 고민도 길어졌다"라고 했다.

결국 최 대표이사와 장 단장의 결론은 김종국 감독이었다. 흥미로운 건 최 대표이사가 모기업에 보고를 한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OK 사인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모기업이 자신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전적으로 야구단의 결정을 따른 것이다. 모기업이 구단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게 최근의 추세지만 신속한 재가는 눈에 띈다. 장 단장은 "그룹의 결정은 빠르게 됐다. 심플했다. 하루도 채 안 걸린 것 같다. 재가가 편안하게 나왔다"라고 했다.

때문에 김 감독이 미리 내정됐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장 단장은 "그랬다면 내가 부임할 때 같이 발표했을 것이다. 대표이사님 부임 후 1주일 정도 지나고 김종국 감독님과 만난 것으로 안다. 그때부터 바쁘게 움직여왔다"라고 했다.

[김종국 KIA 감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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