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리쉬, 영국판 ‘정인이’ 사건에 격분···“무기징역도 모자라”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잭 그릴리쉬가 영국을 뒤흔든 유아 살해 사건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릴리쉬는 현지시간 지난 4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글에서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띠고 있는 남자 아이 사진과 함께 “아름다운 아서가 하늘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며 “어떤 징역형도 그들에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우리는 모두 너를 사랑한단다”고도 덧붙였다.

사진 속 ‘아서’는 지난해 6월 영국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다. 올해 여섯 살배기로, 친아버지와 양어머니에게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당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지난주 양어머니는 살인과 아동학대 혐의로 최소 복역기간 29년을 포함한 무기징역을, 아버지는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판결을 내리며 “아서는 당신들의 손에 의해 ‘가장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고통’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양어머니는 아이를 잡고 흔들거나 머리를 단단한 벽 등에 부딪히는 등 상습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에게 고염도의 음식을 계속 먹이는 ‘소금 고문’도 했다. 아서에게 수시간 집 대문 앞에 ‘동상’처럼 서 있게 하는 형벌도 일삼았다.

아서는 굶주림과 탈수 증상에 시달렸다. 재판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아서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울었다. 또 다른 영상에선 “아무도 내게 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곱 차례 외쳤다.

아서는 결국 뇌 손상으로 숨졌다. 판결이 끝난 뒤 배심원단은 아서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릴리쉬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450만 명이 넘는다. 그가 이 계정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하는 데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스톤 빌라 주장으로 뛰던 지난 3월엔 차 사고로 숨진 18세 소녀 팬의 장례식을 치러주기 위해 2000파운드(314만 원)를 기부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추모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그는 기부금 모금 링크를 안내하며 “가능하면 기부에 동참해 달라”고 팬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엔 영국 리버풀 터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또 다른 팬을 위해 5000파운드(785만 원)를 기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릴리쉬의 이름이 등장한 기부 목록이 화제가 되면서 당시 모금 하루 만에 3만 파운드에 육박하는 돈이 모이기도 했다.

[사진 = AFPBBNews, 잭 그릴리쉬 인스타그램]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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