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배구통역 '외국인 선수의 분신'...'선수만큼 빛나는 조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배구 통역은 외국인 선수의 그림자와 같다. 외국인 선수가 기쁠 때는 함께 웃고 슬플 때는 함께 운다. 외국인 선수와 한 몸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희로애락을 같이한다.

V리그 경기 중에 한 팀이 작전타임을 부르면 중계 카메라에 감독이 잡히고 옆에는 머리를 질끈 묶은 통역이 선수들만큼이나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구에 대한 전술, 전략 및 작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미녀 통역으로 배구팬들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최윤지는 배구 통역 7년 차다. 2015년 KGC 인삼공사에서 V리그 통역사를 시작했고 흥국생명을 거쳐 현재 현대건설에서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올 시즌 V리그서 개막 후 12연승을 달리며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1위를 기록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는 야스민의 빠른 적응을 도왔다. 야스민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해 공격 2위(성공률 43.79%), 서브 1위(세트당 0.48개)로 V리를 강타하고 있다.

최윤지 통역은 경기 시작 전 야스민의 컨디션을 세심히 지켜보며 챙긴다. 물을 건네주기도 하고 수건을 건네며 땀을 닦아주며 강성형 감독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경기 후에도 선수의 인터뷰를 돕고 회복 스트레칭을 하는 선수와 함께한다. 코트에 들어설 때도 나갈 때도 항상 야스민과 함께한다.

IBK 기업은행 최혜림 통역도 최근 방출을 통보받은 라셈이 지난 5일 마지막 홈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을 때 옆에서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동고동락하는 관계이다 보니 라셈의 슬픔이 본인의 슬픔처럼 느껴진다. 라셈과 최혜림 통역은 서로 포옹하며 위로했다.

배구단 통역은 선수들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적응을 돕는 도우미이자 매니저이다. 외국인 선수가 낯선 이국 땅에서 언어와 문화 차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항상 옆에서 함께한다.

외국인 선수는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리 기량이나 역량이 출중할지라도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스포츠 통역은 단순히 언어만 전달하는 역할이 아닌 이 모든 걸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건설 최윤지 통역과 IBK 기업은행 최혜림 통역.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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