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FA 5인조가 다 터진다면? 우승은 근접해도 풀베팅은 사치인가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도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야 할 주축 타자, 토종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는 주축 선발투수, 수년간 안방을 맡고 있는 주전 포수, 그리고 지난 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주전 2루수와 활용도가 높은 좌완투수까지.

채은성, 유강남, 임찬규, 서건창, 함덕주. 어찌 보면 LG의 2022년 명운을 가를 수도 있는 5명의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예비 FA'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2022시즌 종료 후 FA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역대급 FA 시장이 찾아올 전망이다. FA 자격 취득 기한이 고졸 9시즌, 대졸 8시즌에서 고졸 8시즌, 대졸 7시즌으로 줄어들면서 예정보다 1년 빨리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의 등장으로 가장 풍성한 FA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 중 채은성, 유강남, 임찬규는 지금까지 LG 유니폼만 입었던 '원클럽맨'이다. 그리고 나름 올해 반등이 필요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지난 해 LG에서 4번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였던 채은성은 전반기에서 타율 .316 12홈런 51타점으로 활약한 것과 달리 후반기에는 타율 .222 4홈런 31타점으로 처졌다는 점이 아쉽다. 타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2018년 타율 .331를 기록한 이후 2019년 .315, 2020년 .293, 2021년 .276으로 어째 점점 하락세를 보였다. 그래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545(11타수 6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가을야구의 타격감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강남도 2018년 타율 .296으로 3할 근처까지 갔지만 2019년 .270, 2020년 .261, 2021년 .252로 점점 타율이 떨어졌다. 홈런 개수도 19개를 기록한 2018년과 달리 지난 해에는 11개로 감소했다. 물론 2018년부터 4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체력 소모가 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는 백업포수 허도환을 영입한 만큼 적당한 출전 분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야 LG도, 유강남도 살 수 있다.

임찬규는 지난 해 4월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이 21.21이었다. 생애 최악의 시즌을 치를 뻔 했지만 구속이 올라오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3.87)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90⅔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것. 임찬규가 올해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다면 LG의 마운드 운영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LG가 지난 해 야심차게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서건창과 함덕주는 부활이 절실한 선수들이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지만 A등급을 받으면서 결국 FA 신청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FA 재수'를 선택한 것이다. 신중한 결단을 내린 만큼 선수 인생의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시점이 왔다. 함덕주는 지난 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한 상태. 당초 계획된 수술이었던 만큼 개막에 맞춰 복귀를 목표로 한다.

만약 예비 FA 5인조가 모두 'FA로이드'가 발동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우선 LG가 염원하는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LG가 이들에게 모두 '풀베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활약 여부에 따라 다른 팀들이 탐을 낼 수 있는 자원들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LG의 전략이 중요하다.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을 꽁꽁 묶은 SSG처럼 FA를 신청하기 전에 다년계약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을 끌어올려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선수들은 굳이 지금 시점에 다년계약을 맺을 이유도 없어 보인다. LG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예비 FA 5인조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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