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쓰러진' 김희진...'무릎 통증' 참으며 '투혼' 발휘...팀을 위해서라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김희진의 무릎에는 테이핑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감겨져있다. 무릎 통증을 안고 뛰고 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4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8-26 25-19 22-25 15-12)로 승리하며 41일 만에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감격스러운 승리를 맛본 김희진은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잠시 나눈 뒤 코트에 쓰러져 아픈 무릎을 만지며 달랬다.

김희진은 지난해 5월 왼쪽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수술 후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채로 곧장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며 몸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었다. 도쿄올림픽 이후 통증을 참을만해서 개막과 동시에 바로 경기를 뛰었지만 지난해 11월 결국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김희진은 현재 보강운동으로 버티고 있다. 연골 문제를 근육으로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웨이트와 하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달 전 김호철 감독 부임 후 김희진은 센터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라이트는 김희진의 대표팀 포지션이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국내 선수가 공격에 집중하는 라이트로 뛰는 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김희진이 유일하다. 국내 프로팀 모두 라이트는 공격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고 있다. 공격이 집중되는 포지션이다 보니 자연스레 무릎에 부담이 많아졌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김희진을 참고 뛰었다. 팀의 어려운 상황을 선수들 모두가 아는데 나만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럴 때 일 수록 모두 힘을 합해서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었고 연패를 끊기 위해 마음을 단단하게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연패를 탈출하게 됐다.

연패를 탈출하기는 했지만 김희진의 무릎은 관리를 받아야 한다. 김희진의 무릎은 도쿄올림픽에 가기 전부터 아팠다. 무릎 뼛조각 2개 정도가 나와있는 상태였고 부위가 매끄럽지 못해 수술을 해야 했다. 그런데 올림픽이란 중요한 일 때문에 뼛조각 제거와 주변 이물질 제거 시술만 했다. 김희진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수술 없이 버티고 싶어 하지만 올 시즌을 마치고 상태를 봐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흥국생명전에서 산타나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23득점, 공격 성공률 43.40%를 기록,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살아난 산타나 덕분에 앞으로 김희진의 공격 부담은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김희진은 부상 없이 체력을 더 끌어올려 통증이 발생하지 않게 무릎을 관리해 수술 없이 웨이트와 하체 운동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한편 김희진의 IBK기업은행은 18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매경기 무릎 통증을 참으며 뛰고 있는 김희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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