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그때처럼'…박주영이 어려울 때 손내민 홍명보 감독

[마이데일리 = 거제 김종국 기자] "오늘이 10년전 투샷과는 분위기가 다르지 않나요?"

홍명보 감독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제자 박주영에게 다시 한번 손길을 내밀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19일 오전 거제 삼성홑텔에서 열린 2022시즌 울산 동계 전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새시즌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16일 박주영 영입을 발표했고 지난 2012 런던올림픽 당시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주역이었던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2022시즌 울산에서 함께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이었던 지난 2012년에도 박주영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시 모나코에서 활약 중이었던 박주영은 병무청으로부터 10년간 군입대 연기 허가를 받은 것이 논란이 됐었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주영과 함께 참석해 "박주영이 군대를 안간다고하면 내가 대신 간다고 말하려고 나왔다"고 말하며 제자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홍명보호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던 박주영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쳐 한국의 승리를 이끌며 보답했다.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의 동행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박주영은 당시 소속팀 왓포드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경기력 논란이 있었다. 당시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3개월 앞두고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1년 만에 대표팀에 재발탁했고 박주영은 그리스전 결승골과 함께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합류했다. 박주영은 우여곡절끝에 대표팀에 합류해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지만 당시 한국은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완패를 당하는 등 고전을 펼쳤고 결국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박주영은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을 마무리하고 지난 2015시즌 서울에 재합류하며 K리그로 복귀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박주영은 팀내에서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지난시즌에는 경기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시즌을 끝으로 서울과 계약이 만료된 박주영에게 서울은 지도자를 제안했지만 현역으로 활약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박주영은 팀을 떠나는 것을 결심했다.

박주영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다시 한번 손길을 내민 지도자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 영입에 대해 "우리팀은 3번째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다. 지난해 2명으로 운영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향후 미래에 나아갈 수 있는 롤모델도 필요했다. 우리팀에는 유럽에서 활약한 이청용 등 많은 선수들도 있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누군가로부터 조언을 듣게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은 우리팀에 입단하게 되면 경기장 안밖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이해하고 있다. 본인 축구인생의 커리어를 마감하는 입장에서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한국축구에 영광도 줬다. 마지막에 열심히 신나게 뛰고 은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영입했다"며 박주영이 성공적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표팀 이후 K리그 무대에서도 홍명보 감독과 함께하게 된 박주영은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과 오랜 시간 함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뢰관계가 쌓였다. 감독님에게 부담을 드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이 받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감독님께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나 또한 시즌을 잘 보내고 싶다. 울산에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싶다"며 울산에서의 첫 시즌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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