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은 어떻게 나성범의 마음을 바꿨나…FA 협상도 기술이 필요하다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쇼킹한 뉴스는 역시 나성범(33)의 KIA 이적이 아닐까.

나성범은 2012년 NC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지난 해까지 NC의 모든 역사와 함께 한 선수였다. 사실 나성범이 FA를 신청할 때만 해도 야구계에서는 NC의 잔류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작 나성범의 마음을 사로 잡은 팀은 KIA였다. KIA는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하고도 '명가 재건'에 실패했다. 대표이사, 단장, 감독을 모두 바꾼 KIA는 공격적으로 전력보강에 나섰고 그 첫 번째 타깃이 바로 나성범이었다.

나성범 역시 NC를 떠난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장정석 단장의 '완급조절'이 나성범의 마음을 바꾸게 했다. 구애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협상은 부드럽게 진행했다. 요즘 대부분 선수들이 에이전트가 있지만 나성범은 에이전트 없이 나홀로 협상을 펼쳤다. 선수 본인이 장정석 단장과 직접 만나면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NC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는 나성범은 "그러나 장정석 단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나의 마음을 움직여주셨다. 협상을 할 때도 협상이라기보다 티타임처럼 편하게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움직인 것 같다. 장정석 단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장정석 단장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나성범급 프랜차이즈 스타는 단지 금액 만으로 이적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터. KIA는 6년 총액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하면서도 나성범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애썼다.

결국 나성범이라는 FA 최대어를 품에 안은 장정석 단장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한 입단식에서 나성범에게 직접 KIA 유니폼을 입힐 수 있었다.

나성범은 자신에게 부단히 신경을 써준 장정석 단장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어한다. 그가 타이거즈맨으로서 목표를 말할 때도 우승을 먼저 언급했다. 그리고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의 이름도 꺼냈다.

"첫 번째는 당연히 우승이다. V12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나성범은 "무엇보다 장정석 단장님, 김종국 감독님이 같이 계실 때 이루고 싶다. 나를 믿고 데려온 만큼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보답 의지가 강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먼저다. "일단 다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6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몸 관리를 잘 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나성범. 이미 무릎 부상을 겪고도 지난 해 144경기에 모두 나서면서 건겅함을 증명했다. 화끈한 쇄신과 투자로 새 출발을 선언한 KIA가 올해 얼마나 탈바꿈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단 출발은 상쾌하다.

[고향팀 KIA에 입단한 나성범.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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