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64억원 듀오 존재감…NC 술판 4인방, 누군가 재기 기회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군가에겐 재기의 기회가 없다?

NC는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지난해 7위로 추락한 아픔을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FA 최대어 나성범을 KIA에 빼앗겼다. 그러나 박건우와 손아섭에게 164억원을 투자, 나성범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여기에 '술판 4인방'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돌아온다. '164억원 듀오'와 결합하면 NC 라인업은 2020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시절의 위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MBC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NC는 올 시즌 3강"이라고 했다.

그런데 '164억원 듀오'와 '술판 4인방'이 완벽하게 결합하는 건 불가능하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술판 4인방 중 누군가에겐 재기의 기회가 상당수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포지션을 보면 그렇다.

박건우와 손아섭은 외야수다. 두 사람과 새 외국인타자 닉 마티니로 외야 주전라인업을 싹 바꿀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술판 4인방 중 두 사람이 외야수다. 주인공은 이명기와 권희동. 아무래도 박건우와 손아섭만큼 충분한 기회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FA 시장에서 164억원을 투자해 데려온 박건우와 손아섭은 극심한 부진이나 부상이 없는 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 두 사람은 32세, 34세로 전성기에서 내려갈 시기가 아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손아섭은 최근 6시즌 중 4시즌서 140경기 이상 뛰었다. 박건우도 최근 4년 연속 120경기 이상 꼬박꼬박 출전했다.

이명기와 권희동은 KBO와 NC의 징계 97경기 중 70경기를 소화했다. 4월2일 개막전부터 우천취소가 없다면 5월4일 대구 삼성전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졌는데 시즌 출발마저 늦다. 기회를 아예 못 받지는 않겠지만, 박건우와 손아섭 영입이 두 사람에게 직격탄인 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박민우는 안정적이다. 역시 97경기 징계 중 70경기를 소화했고, 빠르면 5월4일 대구 삼성전부터 출전 가능하다. 이동욱 감독은 박민우의 징계 후 젊은 선수들로 공백을 메워왔지만 역부족이었다. 박민우가 돌아오자마자 주전을 꿰찰 가능성이 크다.

박석민은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보다 복귀 시점이 늦다. 술판파동의 주동자로 드러나면서 KBO와 NC로부터 총 122경기 징계를 받았다. 70경기를 소화했고, 52경기에 더 나서지 못한다. 우천취소가 없다면 6월2일 대전 한화전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포지션 경쟁을 떠나 나이 자체가 적지 않다. 때문에 개인적인 경쟁력 입증이 과제다.

어쨌든 시즌은 길고 선수는 많을수록 좋다. NC로선 164억원 FA 듀오에 술판 4인방까지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뎁스가 두꺼워지는 건 분명하다. 또한, 지난해 후반기에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선수도 꽤 있었다. 더워지는 여름에 힘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단, 이명기와 권희동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지에 몰린 건 사실이다. 이래서 술이 원수다.

[NC 술판 4인방(위), 이명기와 권희동(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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