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듀오' 안우진·한현희 사고 안 치면…150km '효자 듀오'로 돌아온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고를 안 친다면…

올 시즌 키움 선발진의 핵심은 단연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안우진, 한현희다. 이들이 빅3를 형성하고, 새 외국인투수 타일러 에플러와 5선발이 지원하는 그림이 이상적이다. 요키시는 수년간 키움 주축 선발로 애버리지가 있는 투수,

결국 안우진과 한현희의 활약이 중요하다. 2021년에 풀타임 선발로 뛸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 여름 한국야구를 들썩인 술판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한동안 징계를 받아야 했고, 한현희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올 시즌 두 사람이 사고를 안 친다면, 그리고 부상이 없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까. 안우진은 아직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해본 적이 없다. 2019시즌에 도전했으나 시즌 중반 각종 잔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고, 불펜으로 돌아왔다.

2020시즌에는 메인 셋업맨으로 뛰었다. 이때 손혁 전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마운드에 서있을 때 팔의 위치를 교정하면서 스윙 폭을 살짝 줄였다. 결국 부상 없이 2021시즌을 보내는 토대가 됐다. 안우진은 2021시즌 전반기에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가 좋아지면서 언터쳐블로 거듭났다.

올 시즌 안우진이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생애 첫 10승, 혹은 그 이상을 노려볼 만하다. 선발투수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였다. 타자들이 150km을 넘는 파이어볼러를 분석하고 대응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 안우진으로선 기본적으로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한현희는 커리어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선발로 뛴 시즌에 3점대 평균자책점과 두 자릿수 승수를 동시에 달성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조합이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역시 기본적으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수다. 유니크한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다.

한현희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SSG 박종훈과 문승원이 FA를 포기하고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한현희는 2022-2023 FA 선발투수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여전히 만 29세로 젊고, 경험마저 풍부하다. 올 시즌에 대한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우진은 2021시즌 패스트볼 평균 151.5km를 기록했다. 한현희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44.2km. 그러나 마음을 먹으면 140km 후반에서 150km 초반까지도 가능하다. 요키시와 정찬헌, 이승호가 구속보다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라면, 안우진과 한현희는 빠른 공 승부가 가능한 타입.

다치지만 않고, 사고만 안 치면 '효자 듀오'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병호(KT)와 조상우(사회복무요원)가 빠져나가면서 타선과 불펜이 불안정한 상황. 키움은 올 시즌 강력한 선발야구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안우진과 한현희가 있다.

[안우진과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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