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잃고 FA 164억 투자…강제 리빌딩은 강제 중단?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KBO 리그를 강타한 '술자리 파동'은 정규시즌 순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던 NC는 주전 선수 4명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후반기 출전이 무산됐고 결국 7위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NC는 '강제 리빌딩'을 진행해야 했다.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 선수들이 한꺼번에 전력에서 이탈했으니 2군에 있는 유망주라도 콜업해서 그 빈 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동안 1군에서 보기 어려웠던 김주원, 김기환, 최정원, 최승민 등 유망주 선수들을 기용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투수진도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가 부여되면서 '강제 리빌딩'이 진행됐다. 신민혁은 규정이닝을 채웠고 류진욱은 중간계투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 조차 실패했지만 1군에서 경험치를 쌓은 유망주 선수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다. 이동욱 NC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주원과 최정원도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확인했다. 류진욱이 앞으로 더 위급한 상황에서도 등판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NC의 겨울이 찾아왔다. 사실 NC가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FA 최대어'로 꼽힌 나성범이 FA 권리를 행사했지만 대부분 NC 잔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NC는 끝내 나성범을 붙잡지 못했고 나성범이 KIA로 떠나면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NC는 빠르게 움직였다. 나성범의 이탈은 전력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주기에 이를 메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NC의 선택은 또 다른 FA 최대어인 박건우를 6년 총액 100억원에 붙잡고 베테랑 FA 외야수 손아섭을 4년 총액 64억원에 계약하면서 나성범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그럼 NC는 지난 해 후반기에 진행한 '강제 리빌딩'의 노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일까. NC는 어떻게 방향성을 잡고 있는 것일까.

임선남 NC 단장은 "불가능한 꿈일 수도 있지만 내야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서 한편으로는 가을야구도 하고 성적도 올리고 싶어서 FA 영입도 하게 됐다. 일관성이 없다고 느낄 수 있고 구단의 욕심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가을야구 무대까지 밟는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뤄진다. 임선남 단장은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기는 하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KBO 리그에서 리빌딩이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10개 구단이 참여하는 레이스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팀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라 구단의 입장에서는 리빌딩의 필요성을 느껴도 성적을 완전히 포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일단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NC는 성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라인업에 젊은 선수들로 줄 세우기를 하는 것보다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FA를 영입하면서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 NC의 2022년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