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속살을 오롯이 느끼는 오일장...삶과 정이 오가는 '작은 축제의 현장' [이기자의 낮이밤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제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보면 젊은이인지 중년의 부모 세대인지 금방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부모세대는 주로 관광지를 훑고 다닌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제주의 속살을 찾아 다닌다. 그중 하나가 제주의 오일장 투어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5일장이 더욱 반가운 이유이다. 날짜와 시간이 맞아야 만날 수 있는 오일시장은 그래서 더욱 반갑고 즐거운 곳들이다.

활력이 넘치는 작은 축제의 현장. ‘이기자의 낮이밤이’ 제주도 두 번째 이야기는 제주 전역에 고루 문을 열고 있는 오일 시장이다. 진짜 제주를 만나보자.

조꼬뜨레! 한림민속 오일장

본래 이름은 한림 조끄뜨레 전통시장으로 가까이, 곁에라는 뜻의 ‘조끄뜨레’라는 뜻을 가졌지만 일반적으로 한림민속 오일장으로 불린다. 제주 서쪽의 유일한 시장으로 전통시장임에도 깨끗하게 정비되어있는 실내 시장이라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알차게 구입할 것이 많은 곳.

비가 오는 날에도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어 변덕이 심한 제주의 날씨에도 찾을 수 있다. 바로 빚어낸 따뜻한 오메기떡과 어르신 주인의 손끝에서 감칠맛을 더해 탄생한 반찬류는 언제나 인기 있는 품목들. 곽지과물 해변이나 협재 해수욕장에 들릴 계획이 있다면 재미 삼아 들러보면 좋을 곳이다.

서부권 최대 규모, 대정 오일장

서쪽의 시장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정 오일장은 모슬포항 근처에 있어 모슬포 오일장이라고도 불린다.

시장 규모만큼이나 넉넉한 주차공간이 있어 무엇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과일과 생선류를 싱싱함까지 담아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가 무척 잘 되어 있다.

시장 내의 먹거리도 대정 오일장의 인기 먹거리. 마주보고 영업 중인 분식집은 오일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편안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좌석까지 있다.

또한 모슬포항 주변에는 특히 고등어회와 방어회 맛집이 많아 시장을 둘러본 후 식도락 코스로 여행 계획을 잡아도 좋다.

버스킹 공연이 열리는 시장, 서귀포 향토 오일장

장이 열리는 날이면 여느 시장처럼 북적이지만 서귀포 향토 오일장에서는 좀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문화공연과 체험까지 가능한 서귀포 향토 오일장.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서귀포라는 지역에 걸맞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연장을 마련해 공연을 펼친다.

체험 대장간과 칠보 공예 체험 등도 가능하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이용객에겐 더없이 편안한 시장. 장날 외 주말에는 플리마켓인 트멍 장터도 열리고 있어 언제 찾아도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세화 오일장

세화 해변에 5일에 한 번씩 열리는 세화 오일장은 전통 있는 마을 장터로 오랜 시간 제주의 동부권에서 문을 열어왔다.

최근에는 세화 벨롱장과 함께 가장 핫한 오일장으로 떠오르며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시장 초입에 있는 귀여운 해녀 캐릭터가 반겨주는 이곳은 생선은 물론 주방기구, 생활 용품까지 있고 여전히 가요 테이프를 판매하고 있는 리어카도 있어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곳이다.

시장 내 먹거리는 즉석 튀김과 국수가 가장 인기가 많고 시장 주변으로 세화항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들도 많다.

리얼 동네 장터, 함덕 오일장

함덕 오일장도 한림 오일장과 같이 실내에서 장이 서지만 한 건물에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개의 건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지역의 장인들이 모여 문을 연 곳이기 때문에 규모는 작지만 진짜 시골 장터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새벽에 열고 오후 2시면 마감을 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시장 내 별다른 즉석 먹거리는 없기 때문에 인근 서우봉 해변 주변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동네 어르신들의 인심이 담긴 소소한 쇼핑을 즐겨보자.

[사진=이석희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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