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해 박승환 기자]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이 해당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대호는 지난해 초 롯데 자이언츠와 2년 총액 26억원에 FA(자유게약선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은퇴를 하고 싶은 생각 뿐"이라며 "이번 계약에는 우승 옵션도 넣었다"고 밝히며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과 현역 은퇴 시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투수'로 입단한 이대호는 '타자'로 포지션을 전향한 뒤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롯데를 넘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릴 정도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커리어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태극 마크를 달기 시작했고, 총 7차례나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기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또한 KBO리그에서는 1루수와 3루수에서 각각 골든글러브를 품은 것은 물론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달성, 9경기 연속 홈런(비공인 세계 기록),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또한 2015년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프로야구 재팬시리즈에서 MVP를 받았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도 했다.
KBO리그 16시즌 통산 성적은 1829경기에 출전해 2020안타 351홈런 타율 0.307, 일본프로야구 4시즌 통산 570경기 622안타 98홈런 타율 0.293, 메이저리그에서는 104경기 74안타 14홈런 타율 0.253, 한·미·일 통산 2716안타 463홈런 타율 0.302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겼다.
현재까지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한 선수는 이승엽(KBO 홍보대사)이 유일하다. 2020년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504)를 기록한 박용택에 대해서는 팬들의 반대 여론이 거셌고, 공식적은 은퇴투어는 진행하지 못했다. 단 몇몇 구단에서 박용택의 은퇴를 축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박용택과 마찬가지로 이대호의 은퇴투어에 대한 찬반 양론도 격렬하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물론 굵직한 족적을 남긴 만큼 야구계 원로들은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팬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호의 생각은 어떨까. 12일 만난 그는 "솔직히 은퇴식도 하지 않고 싶다고 구단에 이야기했다. 20 몇 년간이 생각나면서 너무 많이 울 것 같다. 은퇴식 하는 일주일 전부터 울 것 같다"며 "은퇴투어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좋은 성적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대호는 "마지막 경기 때는 은퇴식보다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명 사인을 받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사직뿐만 아니라 다른 구장에서 사인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의 은퇴투어는 바라지 않지만, 은퇴투어라는 행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이대호의 생각이다. 그는 "꽃다발도 드리고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이 해당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를 보고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은퇴투어는 있으면 좋다. 하지만 '해주니, 안 해주니'는 아닌 것 같다. 팬들도 보고 싶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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