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에서 4번타자가 된 사나이'...1루전향, 강백호가 될 것인가? 터커가 될 것인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2009년 LG 육성선수 신분으로 입단했던 채은성(32)은 올 시즌 LG 트윈스의 4번 타자다.

채은성은 그동안 3루수와 포수, 1루수를 거쳐 외야수로 활동했다. 2014년 1군 합류 이후에는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유계약 선수(FA)로 영입한 박해민이 중견수를 맡고 지난 시즌까지 중견수를 맡았던 홍창기가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채은성은 우익수와 1루수를 겸업한다.

지난 수년간 LG의 1루는 외국인 타자가 맡았다. 하지만 부상, 부진 등으로 기대만큼 꾸준히 활약한 선수는 없었다. 채은성이 1루에서 얼마나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할 수 있을지가 올 시즌 LG의 성적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른 팀의 사례를 보면 지난 몇 년간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중심타자들이 있었다.

성공 사례로는 지난 2020시즌부터 1루수로 전향해 2020시즌과 2021 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T 강백호가 있다. KT 입단 후 줄곧 우익수로 출전한 강백호는 수비 불안을 안고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1루수로 기용하면 수비 불안을 해소하면서 공격력도 극대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봤다.

하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21시즌 KIA 터커가 그렇다.

2019시즌 대체 외국인 타자로 KIA 유니폼을 입은 터커는 타율 0.311, 9홈런, 50타점, 50득점을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타이거즈 최초 3할,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공격을 이끌었다.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그였지만 2021시즌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다. 2021시즌에 1루수 전향을 시도했고 수비 부담 때문인지 타격에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선수가 되어 다시 외야수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후에도 타격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고 2군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KIA 입단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 결별하게 되었다.

좋은 좌타자가 많은 KBO리그에서는 1루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수비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로 볼 수만은 없다. 결국 4번 타자 채은성의 1루수 전향은 LG의 올 시즌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다. LG는 28년 만에 팀의 숙원 사업인 우승을 위해서는 4번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채은성은 지난해 OPS 0.811을 기록했고 16홈런 82타점을 올렸다. 4번 타자 치고는 타점이 부족했다. 본인도 "작년보다 타점을 더 많이 올리고 싶다"며 100타점을 목표치로 잡았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지난 2018년에 타율 0.331 OPS 0.929 25홈런 119타점을 기록한 적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채은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1루수 전향은 아주 중요한 도전이다. 4번 타자 1루수라는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채은성이 강백호처럼 될지 터커처럼 될지 새 시즌 LG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4번타자 1루수로 출전할 채은성.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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