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박승환 기자] 스스로도 얼마나 답답할까. 개막 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한 손아섭(NC 다이노스)이 답답한 마음을 표출했다. 다행히 퇴장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는 없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생애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오랜기간 몸담았던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라이벌 팀'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규모는 4년간 총액 64억원으로 롯데가 제시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았다.
팀을 옮겼어도 손아섭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손아섭은 올해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1안타 타율 0.344 OPS 0.802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범경기의 좋은 흐름은 정규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손아섭은 지난 2일 SSG 랜더스전을 시작으로 7일 롯데와 3연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이동욱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손아섭이 안 맞는다고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가 되면 결국 제 자리에 와 있다. 무엇을 치겠다는 목표를 갖고 접근하고, 투수 유형에 따라 타이밍을 잡는 방법도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며 '64억' 타자를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에도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한때 타율이 0.240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하지만 손아섭은 끝없는 노력을 기울였고, 6월부터 타격감을 되찾기 시작하더니 타율 0.319로 시즌을 마쳤다. 장타율이 떨어진 아쉬움은 분명했지만, 의심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타자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의 부진은 다소 길다.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한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첫 안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사령탑은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지만, 스스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손아섭은 7일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득점과 이어지지 않았지만, 선구안이 돋보이는 대목. 하지만 양 팀이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고, 두 번째 타석에서 초구에 유격수 뜬공을 기록하더니 세 번째 타석에서 조급함이 폭발했다.
손아섭은 0-0으로 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반즈와 세 번째 맞대결을 가졌다. 손아섭은 0B-2S의 불리한 카운트를 2B-2S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5구째 반즈가 던진 126km 슬라이더가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렀다. 이때 손아섭의 방망이도 함께 따라나갔다. 손아섭은 급히 방망이를 멈춰세웠지만, 주심은 스윙 판정을 내렸다.
삼진을 당한 손아섭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발끈한 손아섭은 주심을 향해 '체크스윙 여부는 3루심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했고, 주심과 대립을 펼쳤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손아섭의 체크스윙 여부는 상당히 판단하기 애매했기에 억울함과 답답함, 조급함이 묻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칫 퇴장을 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지만, 주심은 손아섭을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손아섭은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개막 후 20연타석 무안타에 기나긴 침묵에 빠졌다.
[NC 손아섭이 7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말 1사 후 삼진을 당한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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