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가 무명배우라고 했던 이정재, 감독으로 칸 영화제 진출 "실력으로 입증"(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스티븐 스필버그는 세계 최고의 흥행감독이다. 최초의 블록버스터 ‘죠스’, 최고의 어드벤처 무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컴퓨터 그래픽의 혁명을 불러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 역대 최고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비롯해 작품성이 뛰어난 ‘쉰들러 리스트’ ‘스파이 브릿지’ ‘포스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탁월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미국제작자조합(PGA) 시상식 패널 연설에서 “‘오징어 게임’은 무명배우들(unknown actors)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어 “과거에는 미국의 스타들이 관객들을 끌어들였다면 요즘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이 등장하고 우리 모두의 계산법을 완전히 바꿨다”면서 “‘오징어 게임’이 어떤 미국 배우도 없이 성공을 이룬 것에 대해 영감을 받았고, 영화 제작자들이 앞으로 자유롭게 캐스팅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발언은 지나친 미국 중심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의 유명스타를 ‘무명배우’로 칭한 것은 무례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정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헌트’의 메가폰을 잡은 그는 감독 겸 배우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헌트'가 초청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누아르, 호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상영된다.

이정재는 무려 4년의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어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그만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이다.

이정재는 "먼저 칸영화제에 감사하다"며 "데뷔작의 첫 스크리닝을 칸에서 한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한 제작진의 뜨거운 열정과,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의 결과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리고, 칸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초청 소감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으로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TV드라마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TV드라마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TV부문 남우주연상을 휩쓴 그가 ‘헌트’에선 어떤 연출력과 연기력을 뽐낼지 영화팬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사진 = AFP/BB NEWS, 이정재 인스타그램]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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