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날, SSG의 연락이 없었다면…
노경은은 만 37세, 프로 데뷔 후 19번째 시즌을 쓸쓸하게 마쳤다. 롯데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됐다. 2021년 가을은 노경은에게 쓸쓸한 계절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아니었다. 노경은은 2022년 봄, 만 38세 시즌에 SSG 유니폼을 입고 3승에 평균자책점 1.13으로 폭주하고 있다.
노경은은 16일 인천 삼성전서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2실점하며 다승 단독선두에 올랐다. 경기 후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시즌 초반 이렇게 한 적이 없었는데 새롭다. 운도 잘 따라준다. 나갈 때마다 득점 지원도 너무 좋고 호수비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운이 잘 따라줬던 3경기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운을 갖고 던진다"라고 했다.
SSG는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의 4~5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경은을 선택했다. 작년 가을, 롯데 방출 오피셜이 뜨자마자 연락을 취해 테스트를 권유했고, 노경은이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인연이 시작됐다.
노경은은 "(롯데 방출)기사 나오자마자 연락 온 팀이 우리 팀이다. 테스트를 볼 수 있겠냐고 했다. 3일 후 강화에 합류해서 피칭 하는걸 보고 싶다고 했다. 준비가 됐으니 '그렇게 하시죠'라고 했다"라고 했다.
베테랑 노경은은 2021시즌 막판 2군에서 나쁘지 않았다. 오퍼가 들어올 것이라고 직감했지만, 그 팀이 SSG일지, 심지어 방출 발표 후 바로 연락이 올지는 몰랐다. 그는 "스피드건을 보고 만족하시더라. 김원형 감독님이 직접 와서 확인했다"라고 했다.
"강화에 나오지 말고 문학에 와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노경은은 김 감독과 구단의 합격 통보를 받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가을과 겨울에 거쳐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었고, 급기야 선발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그런 노경은은 목표가 없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6월에 돌아오면 불펜으로 갈 준비도 된 듯하다. 모든 걸 내려놓고,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자세다. 베테랑이니 가질 수 있는 비움의 미학이다.
당연히 다승 등 타이틀 욕심이 없다. 노경은은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다. 오히려 좋을 때 위기가 온다고 생각한다. 위기가 안 왔는데도 왔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 안 좋았다고 생각하고 만회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멘탈, 심리적 부담을 최대한 안 받으려고 혼자 생각 많이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팀에서 내가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잘 안다. 감독님, 코치님의 오더대로, 맡은 바 임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 구위가 떨어져도 대체할 선수가 있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하다. 감독님이 결정하는 부분이다.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껴보는 게 목표라면 목표"라고 했다.
[노경은.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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