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토종 에이스' 간의 맞대결인 만큼 '명품 투수전'이 펼쳐질 것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2~3회 수비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실책 대환장 파티가 벌어졌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과 SSG 랜더스 김광현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시즌 2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해 맞붙었다. 명실상부한 토종 에이스의 맞대결은 당연히 명품 투수전이 예상됐다. 투수들은 역투를 펼쳤으나, 아쉬운 플레이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 '옥에 티'가 됐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2, 김광현은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 중이었다. 두 선수 모두 다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박세웅은 평균자책점 8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으나 김광현은 1위에 랭크돼 있는 찰리 반즈(ERA 0.54)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양 팀의 사령탑은 토종 에이스 간의 맞대결에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오늘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다. 야구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로멘티스트로서 좋은 선발 투수가 나오면 기대가 된다"고 기대했고, 김원형 감독 또한 "1선발 간의 맞대결은 점수가 쉽게 나지 않지만, 나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박세웅은 최지훈과 최정을 상대로 각각 삼진을 뽑아내는 등 깔끔한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김광현은 한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내보냈지만, 마찬가지로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2회부터 야수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작은 SSG였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김민수가 친 타구가 2루수 방면으로 높게 솟구쳤다. 평범한 뜬공처럼 보였지만, SSG 2루수 최주환이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상황은 시작됐다. 김광현은 후속타자 조세진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신용수의 3루수 땅볼 타구에 이번에는 최정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때 롯데 1루 주자 김민수는 홈을 파고 들었고, SSG는 너무나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롯데도 장군멍군이었다. 롯데는 1-0으로 앞선 3회 2사 2루의 실점 위기 상황에서 박세웅이 최주환에게 좌익수 뜬공 유도에 성공했다. 그러나 타구 판단에 실수를 범한 신용수가 스타트를 늦게 끊었고,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곧바로 동점을 헌납했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명백한 실책성 플레이였다.
롯데의 아쉬운 플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세웅은 후속타자 최정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이때 한동희가 포구 실책을 기록했다. 결국 박세웅은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케빈 크론을 삼진 처리하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박세웅은 아쉬운 수비 속에 던지지 않아도 될 12구를 더 던졌다.
두 투수들은 대환장 파티가 일어난 뒤 자기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김광현은 5회까지 롯데 타선을 '노히트'로 묶었다. 6회에는 첫 안타를 맞는 등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박세웅은 계속해서 수비의 도움을 크게 받지 못했지만 3~5회를 힘겹게 막아내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아쉬운 수비만 없었다면, 명품 투수전인 것은 분명했다. 박세웅은 6이닝 동안 투구수 108구,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 김광현 또한 6이닝 투구수 100구,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둘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좋은 투구를 펼친 만큼 박세웅과 김광현은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양 팀도 12회말 연장전 접전 끝에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SSG 랜더스 김광현, 뜬공 타구에 실책을 범한 최주환, 뜬공을 잡아내지 못한 신용수, 땅볼에 포구 실책을 기록한 한동희.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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