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를 못 죽이면 내가 죽는다"…국가대표→사회인 야구→군 입대→프로 첫 등판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생소한 이름의 선수가 8회말 구원 등판해 SSG 마운드를 책임졌다'

SSG 한두솔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키움의 경기 8회말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1997년 태어난 한두솔은 광주수창초 -광주진흥중-광주일고- 리세이샤의료스포츠전문학교를 거쳤다. 2014년 광주일고 시절 대통령배, 야구협회장기, 전국체전 등에서 16경기에 등판해 80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U-18 야구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의 실력을 가진 투수다.

하지만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대학 진학도 하지 못하자 일본 사회인 야구 팀인 '리세이샤 의료 스포츠전문학교'에 입단했다.

그러던 2018년 KT위즈 육성 선수로 입단했고, 퓨처스리그에서 45경기 4승 2패로 펼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부상까지 겹쳐 방출되었다. 그후 바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군 제대 이후 2021년 6월 SSG 랜더스의 입단 테스트에 합격하여 입단하였다. 지난 3일 육성 선수에게 정식 선수로 전화되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에 합류했다.

9-2로 뒤지던 8회초 SSG 투수 한두솔이 더그아웃 앞에서 몸을 풀었다. 8회말 수비가 되자 한두솔은 크게 호흡을 하면서 마운드로 향했다. 투구 전 모자를 벗어 모자에 새겨진 글귀를 바라보았다. "타자를 못 죽이면 내가 죽는다"라는 비장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한두솔은 8회말 선두타자 김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고, 두 번째 타자 박준태와 세 번째 타자 박찬혁을 모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공 5개로 키움 세 명의 타자를 삼자범퇴 시켰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한두솔에게 SSG 선수들은 박수를 보냈고, 한두솔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사연많고 우여곡절 많은 한두솔의 첫 프로 무대가 끝났다.

한편 키움과의 3연전에서 9-2 패배한 SSG는 7일 선발로 폰트를, 키움은 안우진을 예고했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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