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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의 승수시계는 언제 다시 작동할까.
역대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승 투수는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보유한 124승이다. MLB.com의 10일(이하 한국시각) 기준에 따르면 공동 401위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엄청나게 많은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던 걸 감안하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순위다.
박찬호의 뒤를 노모 히데오(123승)가 잇는다. 흥미로운 건 두 사람이 은퇴한지 한참 지났음에도 이들을 넘는 아시아 메이저리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10일 기준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승 3위는 82승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다르빗슈는 올 시즌 79승의 구로다 히로키를 넘었다. 그러나 다르빗슈가 박찬호와 노모의 124승을 넘어서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2012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를 거쳐 11시즌째 꾸준히 뛴다.
2017시즌 이후에는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적이 없다. 더구나 1986년생, 만 36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매년 10승씩 4년 정도 더 해야 박찬호를 따라잡을 수 있다. 어느 팀에서든 마흔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해야 가능하다.
다르빗슈 다음에 보이는 아시아투수가 73승의 류현진이다. 지난해 후반기 기복에도 14승을 수확했다. 토론토 타선이 워낙 막강해 올 시즌에도 10승 이상 거뜬히 따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어진 기복이 부진으로 고착화됐다. 설상가상으로 팔뚝 부상으로 4월1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이후 개점휴업 했다.
그런 류현진은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다. 1~2년 전에 비해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로스 스트리플링과 1+1 기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1+1에서 선발승이 나오는 건 쉽지 않다. 선발투수에게 5이닝 이상 기대하지 않는 기용법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2023시즌까지 계약됐다. 박찬호의 124승에 접근하려면 토론토와의 계약이 끝나도 메이저리그에 잔류해 수년간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해야 한다. 확률상 다르빗슈 이상으로 박찬호 추격이 어려워 보인다.
물론 박찬호는 자국리그를 거친 류현진과 다르빗슈와 달리 미국에 곧바로 뛰어들기는 했다. 21세이던 1994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4세이던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013년, 만 26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보다 2년 빨랐다.
그렇다고 해도 박찬호는 대단했다. 1997년 14승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15승, 13승, 18승, 15승을 잇따라 따냈다. 다저스 에이스이자 화려한 전성기였다. 류현진조차 한 시즌 최다승은 2021년의 14승이다.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먹튀' 오명을 벗지 못했으나 2005년 샌디에이고로 이적하면서 12승으로 부활했다. 이후 오랫동안 불펜투수로 뛰며 야무지게 승수를 추가, 37세이던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 몸 담았다.
아시아에서 124승을 따내는 투수가 언제 나올까.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이제 16승이다.
[류현진(위), 박찬호(아래).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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