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원투펀치 실종사건, 이러다 골든타임 영원히 놓친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또 졌다. 5연패다. 33경기를 치러 11승 22패(승률 .333)로 최하위를 겨우 면하고 있다. 당장 8위 KT와도 4.5경기차로 벌어져 있는 상태.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영영 반등의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한화는 지금 전원 국내 투수들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리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공백은 벌써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는 상황. 대체 이들은 언제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것일까.

이상하게 라이언 카펜터(32)의 복귀 일정은 자꾸 바뀌고 있다. 카펜터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날은 지난달 20일. 이때만 해도 한화는 "카펜터는 등판을 1~2번 정도 쉬면 나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라 밝혔는데 3주가 지난 지금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SSG와의 주중 3연전 또는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복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롯데와의 3연전 역시 등판이 어려울 전망이다.

수베로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카펜터는 캐치볼을 하고 있다.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제는 부상이 연례 행사인 것 같은 닉 킹험(31)도 도무지 언제 컴백이 가능한지 알 길이 없다. "킹험은 1주일 내로 캐치볼 일정이 잡혀 있다. 결과를 보고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라는 수베로 감독의 말에서 킹험의 복귀 시점이 오리무중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오른쪽 전완부에 불편함을 호소한 킹험은 병원 검진에서 상완근 염좌 진단을 받은 상태로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투수력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수 원투펀치의 공백은 너무나도 크다. 그래도 이들이 전력에서 이탈한 초반에는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극복하는 '드라마'가 그려졌지만 지금은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다. 상대방은 외국인투수라는 확실한 카드를 들고 나오는데 어찌 국내 선발투수들로 대등한 싸움이 가능하겠는가. 한화는 킹험과 카펜터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상대 외국인투수와 6차례 대결을 벌였는데 결과는 2승 4패로 좋지 않았다. 그 뿐인가. 김광현, 양현종, 안우진 등 상대 토종 에이스를 줄줄이 만나면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 실종 사건'은 결국 투수진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이닝이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재는 불펜에 과부하를 안길 수 있기 때문. 이들이 빨리 돌아오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복귀가 거듭 지체된다면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 승부수라도 던져야 한다. 올해는 '실험'보다 '이기는 습관'을 들이기 원했던 한화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반등의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데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재 속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러다 반등의 기회를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한화 외국인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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