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는 못봐도 야구할때는…" 한화 5억팔 슈퍼루키, 그 마음 변치 않기를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야구할 때 만큼은 겁이 사라지는 것 같다"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린 10일 잠실구장은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올해 계약금 5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슈퍼루키' 문동주(19)가 마침내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첫 날이기 때문이었다.

문동주는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프로 데뷔가 늦어졌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한 뒤 1군으로 콜업됐다.

경기 전 인터뷰에 응한 문동주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착하면서도 자신 있게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재밌다"는 말을 여러 차례 사용해 눈길을 끌었는데 "평소 겁이 없는 성격인가"라는 물음에 문동주는 "솔직히 겁이 많아서 공포영화도 잘 보지 못한다"라고 웃으면서 "야구할 때 만큼은 겁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며 '야구가 체질'임을 이야기했다.

문동주는 한화가 애지중지 키우는 신인이다. 올해 부상까지 겪었으니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2주 동안 경기당 1이닝으로 투구 이닝을 제한하고 연투도 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그리고 첫 등판은 편안한 상황에 올라가도록 계획을 짰다.

이날 마침 한화가 1-5로 패색이 짙자 한화는 8회말 문동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문동주는 초구부터 153km 강속구를 던지며 한화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구속은 최고 154km까지 측정됐고 문동주는 겁없이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문동주는 문보경에게 중앙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 이재원에게 좌중간 3루타를 허용하면서 어안이 벙벙해졌다. 순식간에 2실점을 한 문동주는 급격하게 흔들렸고 서건창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홍창기에 좌익수 희생플라이, 박해민에 좌전 안타를 맞은 문동주는 ⅔이닝 만에 교체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투구 결과는 ⅔이닝 4피안타 4실점이었다.

'5억팔 슈퍼루키'의 데뷔전이라기엔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데뷔전 결과가 야구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천하의 선동열도 데뷔전에서는 8회말 5실점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야구할 때 만큼은 겁이 사라지는 것 같다"는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한화 문동주가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말 구원등판해 4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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