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기대 이상"
안권수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5차전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지명이 나왔다. 두산은 "세밀한 야구가 가능한 선수다. 활동 반경이 넓어 공·수·주 모든 것이 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안권수가 한국 여권을 유지했다는 점을 높게 샀다"고 평가하며 제일교포 3세 출신의 안권수를 지명했다.
제일교포인 안권수는 와세다 실업고 시절 1학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고교 2학년 시절에는 고시엔 대회 4강에 진출, 2011년 고시엔 예선 서도쿄 대회에서는 타율 0.573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프로 구단의 부름은 없었다. 안권수는 와세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리그와 사회인 구단에서 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당시 옆구리가 좋지 않았던 안권수는 주루 테스트 중 통증을 호소,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드래프트가 열린 당일 안권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라이아웃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혹시 모를 기적을 위해 전날 한국행에 몸을 실었고 실제로 기적이 일어났다.
꿈에도 그리던 프로 구단에 입단했지만, 초기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빠른 발과 수비력에서 장점은 확실했지만, 타격에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 1군에서도 주로 대수비 또는 대주자로만 기회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박건우가 NC 다이노스로 이적, 김인태도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안권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안권수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1일 경기 전까지 21경기에 출전해 16안타 6타점 12득점 타율 0.372 OPS 0.866을 기록하며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김태형 감독은 "기대 이상"이라며 "백업으로 한 번씩 나가다가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아서 선발로 썼는데, 본인이 기회를 잡았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물이 오른 안권수의 활약은 11일 경기에서도 빛났다. 안권수는 1회 시작부터 키움 선발 최원태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그리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안권수는 1, 2루 찬스에서 강승호의 안타에 홈까지 파고들어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안권수는 5회 또다시 최원태의 투심을 공략했고, 이번에는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쳐 팀에 스코어링 찬스를 안겼다. 그리고 후속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에 홈을 밟아 2득점째를 마크했다. 안권수는 6회 2사 1, 2루에서는 바뀐 투수 장재영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다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안권수가 두산의 지명을 받았을 당시 그의 아버지는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지명에 그치지 않고, 안권수는 프로 무대에서도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두산 안권수가 1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키움의 경기 3회초 2사 키움 최원태를 상대로 첫 안타를 때리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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