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영입 당시만 해도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할 것만 같았다. 롯데 자이언츠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영입을 진행했다. 하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실망만 쌓여간다. 반등의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글렌 스파크맨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5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3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투수들과 모두 결별하고 새롭게 전력을 꾸렸다. 롯데는 스파크맨의 영입 배경으로 "2019년 메이저리그에서 풀 시즌을 소화하며 활약한 부분에 주목했다. 일본에서는 부진했으나 비자 발급으로 인한 훈련 부족과 시즌 중 자가격리로 인해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총액 80만 달러(약 10억원)를 안겼다.
현재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반즈(총액 61만 달러)보다도 큰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롯데는 스파크맨에게 큰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스파크맨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에이스는 커녕 5선발급 선수보다 못하다. 6경기에 나서는 동안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은 5이닝에 불과하다.
스프링캠프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1군 합류가 늦어졌지만, 구단은 스파크맨이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 그러나 1~2번째 등판은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세 번째 등판에서 벤치클리어링을 극복하며 5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 첫 승을 신고했다.
그대로 반등은 없었다. 스파크맨은 이후 LG전에서 3⅔이닝 3실점(3자책), 지난 5일에는 KT를 상대로 단 1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하고 6실점(6자책)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동안 감기와 꽃가루 알레르기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면, 11일 경기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몸 상태와 컨디션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등의 요소도 없어 보인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스파크맨의 패스트볼은 최고 156km를 마크할 정도로 좋았다. 가장 구속이 나오지 않는 날도 152km는 마크했다. 하지만 5일 KT전에서는 최고 150km, 11일 경기에서는 151km에 그쳤다. 불안한 제구는 물론, 구속도 나오지 않으니 타자를 압도할 수가 없다. 장점마저 사라진 모습이다.
여러 문제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고, 부상으로 팀 합류가 늦어져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모습은 일본프로야구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등판을 거듭해도 투구 내용이 개선되지 않는 것조차 흡사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61로 198명 중 195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롯데는 기조는 우승을 노리는 '윈 나우'보다는 자연스러운 리빌딩과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훌륭한 성적을 포기할 수도 없다. 리빌딩 과정에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시나리오기 때문. 스파크맨의 반등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성적이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글렌 스파크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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