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매직'과 LG의 기적, NC의 롤모델이 될까 "포기하긴 이르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4년 5월 13일 잠실구장에서는 LG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된 양상문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당시 LG는 10승 23패 1무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고사하고 5할 승률도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양상문 감독은 "5할 승률을 하기 전까지는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독한 야구'를 선언한 양상문 감독은 LG의 침체된 분위기를 추스르는 한편 마운드 재건에 나서면서 쓰러져 가던 LG를 조금씩 일으키기 시작했다.

마운드 재건의 대표적인 예로 외국인투수 코리 리오단을 고쳐 쓴 것을 들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리오단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실시하고 2군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도록 했다. 직접 구리 LG 챔피언스파크까지 가서 리오단의 투구를 지켜보기까지 했다. 결과는 대성공. 리오단은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하며 '백조'로 변신했다. 그의 평균자책점 순위는 6위로 상위권이었다.

한때 승패 마진이 -16까지 떨어졌지만 LG는 조금씩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10월에는 5할 승률까지 도달하면서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결국 62승 64패 2무(승률 .492)로 4위에 안착한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3승 1패로 제압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넥센에 1승 3패로 패퇴했으나 충분히 박수갈채를 받을 시즌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LG의 2014시즌이 마감된 순간, 덕아웃에 설치돼 있던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슬로건이 적힌 피켓을 들고 LG 팬들에 메시지를 남겼다.

8년이 지난 지금, 마침 승패 마진 -16으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NC다. NC는 11일 이동욱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시점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33경기를 치렀다. 아직 시즌의 3/4가 남아 있다. 올 시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이 더 늦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결단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일단 NC는 강인권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지만 차기 사령탑 인선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NC 구단은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올 시즌 안으로 새로운 사령탑을 인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선남 NC 단장은 "이제 발표를 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분을 새 감독으로 선임해야겠다고 정해 놓은 것은 없다. 언제까지라고 정해지진 않았지만 당분간 지금 체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좋은 분을 신중하게 찾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선수단과, 많은 분들과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선을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강인권 감독대행도 후보군에 들어간다. 임선남 단장은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데 감독대행님도 한 명의 후보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올 시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신속한 결단'을 내렸다는 결론이다. NC도 분명 2014년 LG와 같은 기적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빠르게 팀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해결사형 지도자를 선택할지 관심을 모은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하는데 164억원을 투자했고 최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술판 파동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까지 있어 아직 올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NC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이 LG 감독 시절이던 2014년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피켓을 들고 팬들과 인사하는 장면이다.(첫 번째 사진) NC가 이동욱 감독을 경질하면서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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