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12홈런·박동원 타이거즈 타율 0.327…'팀 타율 0.224' 키움 팬들 속 터진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KT)와 박동원(KIA)이 새로운 팀에서 펄펄 난다. 키움 팬들의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키움 타선은 이정후~김하성~박병호~제리 샌즈가 이끈 2019시즌이 근래 최절정기였다. 팀 타율 0.282로 1위, 팀 OPS 0.768로 1위, 팀 홈런 112개로 4위였다. 당시 키움은 강력한 타선과 불펜의 조화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8~2019년 이후, 키움 타선의 힘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샌즈 이후 외국인타자가 모두 실패했다. 테일러 모터~에디슨 러셀~데이비드 프레이타스~윌 크레익에 이어 역대급 커리어를 자랑하는 야시엘 푸이그마저 저조하다.

여기에 박병호가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침체기를 보냈다. 김하성은 2020시즌을 끝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떠났다. 박병호가 2021-2022 FA 시장에서 KT로 이적했고, 박동원은 4월 말에 KIA로 넘어갔다.

키움이 수준급 선발진에 내야수비안정에도 최근 5연패 포함 17승18패, 7위에 머무른 근본적 원인이 타선이다. '이정후와 아이들'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현실화됐다. 예상대로 이정후만 집중견제를 받는다.

팀 타율 0.224로 최하위, 팀 득점권타율 0.226으로 8위, 팀 OPS 0.630으로 최하위다. 그나마 투수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면서 팀 홈런 22개로 4위다. 극단적으로 볼 때 홈런이 터지지 않으면 대량득점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주축들 애버리지를 보면 심각하다. 0.321의 이정후가 유일한 3할 타자다. 0.280의 김혜성이 급기야 4번으로 나서기까지 했다. 두 사람을 제외하면 0.250을 넘는 주축타자가 없다. 0.211의 푸이그, 0.204의 전병우, 0.194의 송성문과 김주형, 0.182의 이용규는 키움 팬들의 속을 태운다.

급기야 최근에는 집단 슬럼프 기미다. 두산과의 주중 3연전서 득점권 적시타는 12일 경기 9회말 김태진의 1타점 우전적시타가 유일했다. 당시 2사 1루서 김태진이 폭투에 2루에 들어가자 두산 배터리는 자연스럽게 이정후와의 승부를 사실상 피했다. 뒤이어 등장한 전병우는 초구에 빗맞은 투수 땅볼을 쳤다. 전병우도, 홍원기 감독도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게 최근 키움 타선의 현실이다.

할 필요 없는 가정이지만, 키움 팬들은 박병호와 박동원이 최근 펄펄 나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볼까. 박병호는 KT에서 에이징커브라는 말을 비웃는다. 12홈런으로 홈런 단독선두를 질주한다. 33경기서 타율 0.282 33타점 OPS 0.980. 타점 2위에 OPS 4위다. 올해의 재기상이 있다면, 박병호는 강력한 후보다.

박동원도 키움 팬들을 허탈하게 한다. 키움에서 타율 0.212 1홈런 4타점에 그쳤으나 KIA로 이적한 뒤 52타수 17안타 타율 0.327 4홈런 8타점이다. OPS도 키움에선 0.744였으나 KIA 이적 후 1.045다. 급기야 5월 들어 붙박이 4번 타자다.

가지 않은 길은 알 수 없다. 박병호와 박동원이 키움에 그대로 있었다고 해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로운 환경서 기분전환 및 심기일전을 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키움 팬들로선 두 사람의 맹폭과 터지지 않은 키움 타선을 바라보며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뉴 페이스를 잘 키웠다. 올해도 박찬혁이라는 히트상품을 출시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간다. 그러나 외인타자의 부진, 중심타선의 약화를 메우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박병호와 박동원의 이탈은 키움의 구단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도 없다. 결국 키움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

[박병호(위), 박동원(가운데),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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