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군 타점왕→4번타자 초고속 승진 "구상에 없던 선수" 대반전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구상에 없던 선수인데…"

지난 2월 말이었다. 대전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주전 1루수 후보로 이성곤과 변우혁의 이름을 꺼내면서 낯선 이름 하나도 소개했다.

수베로 감독은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추천한 김인환도 있다. 작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배트 스피드 빨라졌고 스윙도 간결하게 나타나서 놀라웠다. 어떻게 연습했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이래서 최원호 감독이 나에게 추천했구나'라고 느꼈다"라면서 "사실 구상에 없던 선수"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육성선수 신분이었던 김인환은 올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김인환이 퓨처스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302 2홈런 21타점. 지금도 그는 퓨처스리그 타점 전체 1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순도 높은 해결 능력을 과시했다. 아무리 2군이라지만 그의 타격감을 1군에서 외면할 수 없었다. 5월이 되자 정식선수로 전환된 김인환은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어느덧 4번타자 자리까지 꿰차는 '초고속 승진'을 현실화했다.

벌써 1군에서 타율 .355 2홈런 4타점을 거두며 팀 타선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인환. 김인환은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5회초 2-2 동점을 이루는 투런포를 날렸다. 그것도 LG의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때린 홈런이었다. 초구 131km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과감하게 스윙을 한 김인환은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아치를 그렸다. 한화는 결국 2-5 패배를 당했는데 김인환의 홈런마저 없었다면 1점도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자 한화는 13일 잠실 LG전에서 김인환을 4번타자로 파격 기용을 했다. 마침 득점권 타율이 낮은 마이크 터크먼을 1번 타순으로 올리면서 4번타자 노시환을 3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하고 김인환을 4번타자 자리에 앉힌 것이다.

지난 겨울 수베로 감독에게 적극 추천할 정도로 김인환의 '폭풍 성장'을 지켜본 최원호 퓨처스 감독은 "김인환이 작년 군 제대 이후 타격코치와 같이 스윙 궤적, 타격폼 교정 등 심혈을 기울여서 열심히 노력했다. 2군 경기이지만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김인환은 1군 승격 후 팀의 승리를 딱 한번 밖에 마주하지 못했다. 그것도 하주석의 9회초 역전 만루홈런으로 겨우 얻은 승리였다. 한화는 지금 7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김인환이 '이기는 경험'까지 더하면 더욱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화 타선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인환이 과연 지금의 타격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 김인환이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초 1사 1루서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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