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 찍으면 뭐하나…한 가운데로 들어갔다, 9억팔 우완의 성장통 'ERA 9.00'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4km를 찍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야구가 참 어렵다.

키움 장재영은 훗날 선발투수로 자리잡아야 할 투수로 분류된다. '9억팔'이라는 별명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고교 시절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결국 미국 진출 대신 KBO리그를 택했고, 아버지가 오랫동안 몸 담은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 문제로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고교 시절에도 투구 매커니즘이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보다 프로에서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키움은 특별관리를 했다. 시즌 도중 2군에 보내 제구를 잡는 특별 프로젝트까지 소화시켰다.

장재영 또한 프로에서의 성공을 위한 의지가 대단하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연습벌레라며, 비 시즌 훈련량은 탑이었다고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가 마음 먹은대로 풀리지 않는다. 시즌 초반 2군에서 조정기를 가졌으나 여전히 기복 심한 투구를 한다.

올 시즌 9경기서 평균자책점 9.00이다. 10이닝 동안 10실점했다. 15개의 피안타, 14탈삼진, 5볼넷이다. 공이 날리는 느낌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게 현장의 대체적 평가다. 제구가 갑자기 흔들려 볼넷을 내주는 빈도는 많이 줄었다. 14개의 볼넷에 27개의 사사구를 기록한 작년과는 다르다.

공도 빠르고, 공의 탄착군도 안정화됐는데 많이 얻어맞고 결과의 기복이 심하다. 폼이 깨끗하다는 시각도 있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빈도도 잦다. 변화구 완성도가 여전히 패스트볼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투수에게 기복은 좋은 단어가 아니다.

17일 창원 NC전서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18일 창원 NC전서는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⅓이닝 5피안타 1탈삼진 5실점했다. 패스트볼 최고 154km를 뿌렸으나 소용 없었다.

3-5로 뒤진 7회말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윤정현이 사사구 4개로 1실점하며 내려갔다. 장재영은 무사 만루서 올라왔다. 올라오자마자 도태훈에게 초구 151km 패스트볼을 던지다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김기환에게 슬라이더로만 승부해 삼진을 잡았으나 김주원에게 역시 슬라이더만을 던지다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내줬다. 이후 최승민, 박건우, 양의지를 상대로 잇따라 적시타를 맞았다. 양의지에게 154km 패스트볼을 뿌렸으나 1타점 중전적시타로 이어졌다. 한가운데로 들어간 공이었다.

당장 올 시즌을 마치면 한현희와 정찬헌이 FA다. 키움이 두 사람을 잡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다음 내부 대안 중 한 명이 장재영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으로는 당장 선발이든 중간이든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는 건 어려워 보인다. 장재영은 여전히 1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극심한 성장통이다.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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