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고통 받는 이강철 감독? 타이거즈 103억원 대투수가 증명하는 위대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침 없다. KIA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이 개인통산 150승을 달성했다. KT 이강철 감독의 기록을 하나, 둘 갈아치우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양현종이 이강철 감독의 현역 시절 위대함을 증명하는 모양새다.

양현종은 19일 부산 롯데전서 시즌 3승(2패) 및 개인통산 150승(97패 9홀드)을 따냈다. 7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2실점했다. 개인통산 434번째 등판서 150승 고지를 밟았다. 송진우(210승), 이강철(152승), 정민철(161승)에 이어 역대 4번째 150승이다.

타이거즈 역사와 KBO리그 역사를 한꺼번에 새롭게 쓴다. 양현종은 당장 올 시즌 KT 이강철 감독과 한화 정민철 단장을 넘어 통산 다승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2025년까지 103억원 계약이 돼 있는 상황. 송진우 전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의 210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해 16년차를 맞이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몸 담던 2021년을 제외하고 15년간 KBO리그에서 꾸준히 발자취를 남겼다. 투수라면 부상은 피해갈 수 없는 장애물이지만, 양현종은 2013년(19경기)을 제외하면 매 시즌 20경기 넘게 마운드에 올랐다.

실제로 팔꿈치나 어깨에 큰 부상 없이 롱런해왔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타이거즈와 KBO리그 역사를 다시 쓴 결정적 배경이다. 이제 양현종은 1승만 보태면 타이거즈 역대 최다승 단독 1위에 오른다. 이 부문 1위는 이강철 감독의 150승이다. 이 감독은 통산 152승 중 150승을 타이거즈에서 따냈다. 2승은 삼성 시절 거뒀다.

그런데 양현종이 겨냥한 타이거즈 기록과 KBO리그 진기록이 세 가지 있다. 우선 이닝이다. 양현종은 이날 7⅔이닝을 더해 통산 2041이닝을 소화했다. 이 부문 타이거즈 1위 기록도 이 감독이 보유한 2138이닝이다. 늦어도 2023시즌에는 넘어설 수 있다. 이미 탈삼진에선 이 감독의 1703탈삼진을 넘어 1716탈삼진으로 타이거즈 역대 1위를 질주 중이다.

참고로 양현종의 2041이닝, 1716탈삼진은 KBO 통산 7위, 3위다. 현역 1위다. 이닝의 경우 올 시즌 한용덕(2079⅓이닝)을 넘어 통산 6위까지 바라볼 수 있다. 탈삼진은 이 감독(1751개, 삼성 시절까지 합산)을 넘어 통산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현종의 꾸준함을 증명할 수 있는 대기록은 또 있다. 2014년 16승을 시작으로 2015년 15승, 2016년 10승, 2017년 20승, 2018년 13승, 2019년 16승, 2020년 11승에 이어 올 시즌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한다.

이 부문 최고기록도 이 감독이 보유했다.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양현종이 FA 계약기간 마지막 시즌(2025년)까지 꾸준히 10승 이상 따낼 경우 이 감독을 넘어 이 부문도 1인자가 된다.

어떻게 보면 이강철 감독은 앞으로 4년간 고통(?) 받을 운명이다. 그만큼 양현종이 대단한 투수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밟아온 이 감독의 발자취도 그만큼 대단했다는 뜻이다. 선동열이라는 불세출의 초특급 슈퍼스타 때문에 타이거즈 투수 2인자로 불리지만, 이 감독도 타이거즈 뿐 아니라 KBO리그가 배출한 슈퍼스타라는 게 또 증명됐다.

[KT 이강철 감독(위), 양현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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