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는 방출됐는데…함께 도전한 KBO 퇴출 외인이 ML 살아남았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른다. KBO 리그 역사에 남은 역대급 외국인타자는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방출 통보를 받은 반면 한국 무대에서 별 볼일 없는 활약으로 퇴출을 당한 선수는 지금 메이저리그 로스터의 일원으로 뛰고 있으니 말이다.

에릭 테임즈(36)는 KBO 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손꼽히는 선수다. 2015년 타율 .381 47홈런 140타점 40도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KBO 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2014~2016년 NC에서 뛰면서 타율 .349 124홈런 382타점 64도루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그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무대 복귀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다.

2017~2019년 밀워키에서 72홈런을 날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테임즈는 2020년 워싱턴 유니폼을 입었지만 타율 .203 3홈런 12타점에 그쳤고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설 자리를 잃어 일본 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테임즈는 우여곡절 끝에 데뷔전에 나섰는데 하필 수비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맞았다.

그래도 테임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한번 빅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 마침 KBO 리그 출신인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1)도 오클랜드에서 재기를 노리던 참이었다. 베탄코트는 2019년 NC에서 뛰었던 선수로 타율 .246 8홈런 29타점에 그치며 시즌 도중에 퇴출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가 밝기 전까지는 2017년 샌디에이고에서 뛴 것이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력이었던 베탄코트는 마침내 지난달 16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콜업되면서 5년 만에 빅리그 무대에 다시 섰다. 그리고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잔류하는 중이다. 25경기에 나섰고 타율 .229 8타점 2도루로 인상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포수, 1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선발 출전한 경기도 18경기에 이른다. 최근에는 19일 미네소타전에서 5번타자 포수로 출전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기도 했다.

올해 오클랜드는 포수 션 머피가 타율 .189 4홈런 20타점, 1루수 세스 브라운이 타율 .186 3홈런 19타점에 그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탄코트가 빈틈을 파고들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베탄코트와 함께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노렸던 테임즈는 지금 오클랜드에 없다.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 애비에이터스에서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나서며 타율 .274, 출루율 .337, 장타율 .452 3홈런 16타점을 기록했으니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11일 테임즈에게 방출을 통보했고 테임즈는 다시 '구직자' 신세가 됐다. 국내 복귀설이 재점화됐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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