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탈출의 선봉장, 나균안의 호투에는 '화장실(?)'이 숨어 있었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이 투수로 데뷔한 이후 두 번째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당연히 팀 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섰고, 첫 승 수확의 기쁨도 누렸다.

나균안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나균안은 이날 최고 146km 직구(40구)-포크볼(35구)-커터(9구)-투심(1구)를 섞어 던지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 시즌 첫 승이자,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승리를 손에 넣었다.

나무랄 곳이 없는 탄탄한 투구였다. 나균안은 1~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특히 1회와 3회에는 득점권 위기 상황에 몰리기도 했지만,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순항을 이어갔다. 4회부터는 완벽했다. 나균안은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마무리까지 좋았다. 나균안은 7회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2루타,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세혁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두 개를 순식간에 쌓았고,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원중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지난해 데뷔 첫 선발 승리를 손에 넣었을 때처럼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나균안은 "연패를 끊고 승리해서 기분이 좋았다"며 "내 역할만 하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연패 중이기 때문에 더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롱릴리프로 엄청난 투구를 펼쳤던 나균안이다. 선발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그는 "욕심보다는 내 역할을 하다 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원래 코치님께서 3이닝만 던진다고 하셨었는데, 잘 던지다 보니 길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호투의 비결은 묵직한 직구, 날카로운 포크볼도 아니었다. 바로 화장실을 참았기(?) 때문이다. 나균안은 "7회를 마무리하는 것도 욕심났지만, 내가 던졌으면 안타를 맞았을 것 같다"며 "사실 1회부터 배가 너무 아파서 힘들었다. 코치님이 중간에 '화장실 다녀와라'고 하셨는데, 긴장이 풀릴 것 같아서 참았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기립 박수와 함성 속에 마운드를 내려간 나균안은 곧바로 화장실로 내달렸다. 그는 "(김)원중이 형이 던지는 것도 보지 않고 곧바로 화장실을 갔다. 다녀온 뒤에 보니 이닝이 끝났더라"며 "오늘 잘 던진 것은 화장실을 가지 않아서 인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달 8일 두산을 상대로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영상을 찾아본 것도 도움이 됐다. 나균안은 "사직에서 두산을 상대로 잘 던진 기억이 있어서 영상을 찾아봤다. 7회가 가장 힘들었는데, 박세혁 선배를 병살로 잡아내면서 괜찮아졌다"며 "오늘 잘 던졌으니 만족하고, 다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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