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대 외야수라고 무시하지 마라…동점타에 결정적 보살 '1위 팀의 언성히어로'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할대 외야수라고 무시하지 마라.

SSG 주전 좌익수 오태곤이 알토란 같은 공수 활약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오태곤은 20일 인천 LG전서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198.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기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안타와 타점이 무려 동점타였다. 3-4로 뒤진 8회말 2사 1루서 LG 정우영의 153km 투심을 공략해 동점 1타점 좌전적시타를 터트렸다. 정우영과 무려 8구 접전을 펼쳤고, 3구 투심에 헛스윙 하면서 박성한의 2루 도루를 도왔다. 그리고 2B2S서 결정적 동점타.

끝이 아니었다. 오태곤은 수비에서도 한 건 했다. 4-4로 맞선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박해민이 서진용의 슬라이더를 툭 밀어 좌선상에 떨어뜨렸다. 이때 오태곤이 재빨리 대시, 타구를 걷어냈다. 그런데 박해민도 빠른 발을 앞세워 과감하게 2루 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2루 커버를 들어간 최경모의 글러브에 정확히 들어갔다.

이 두 차례의 공수가 경기흐름을 SSG로 확 넘어오게 했다. 결국 SSG는 9회말 1사 1,2루 찬스서 상대 송구 실책으로 끝내기 역전 득점을 올리며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LG의 송구 실책, 마무리 고우석답지 않은 난조가 주요 원인이었지만, 오태곤의 8~9회 활약도 컸다.

오태곤은 올 시즌 41경기서 타율 0.198 9타점 15득점 OPS 0.515다.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 추신수가 지명타자로만 뛰면서, 무주공산인 좌익수 자리에 꾸준히 나선다. 여전히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최근 10경기서는 0.267로 나쁘지 않다. 5월 성적만 보면 0.288로 더욱 좋다.

추신수가 6월 중순 이후 수비를 하면 오태곤의 출전기회가 줄어들 게 유력하다. 당장 김강민이 돌아오고, 선발로 나서면 최지훈이 좌익수로 나서기 때문에 역시 오태곤의 출전기회는 줄어든다. 그래도 오태곤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

SSG가 선두를 달리면서 화려한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들이 집중 조명된다. 그러나 매일 특급스타들이 잘할 수도 없고, 화려하지 않은 역할로 묵묵히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있어야 그 팀이 잘 돌아간다. 그게 야구다. 오태곤은 야구의 미덕을 보여준다. 1할대 타자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김원형 감독은 "야수들이 1점씩 쫓아가면서 마지막에 경기를 뒤집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1회 3실점 후 바로 (최)정이의 2점 홈런이 나온 장면도 좋았지만, 5회 2사 후 (추)신수의 볼넷과 도루 성공 뒤 (최)지훈이의 적시타, 8회 2사 후 (박)성한이의 안타와 도루에 이은 (오)태곤이의 적시타로 연결되는 과정을 칭찬하고 싶다"라고 했다.

[오태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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